눈앞에 펼쳐지는 I·C·B·M 시대. 모든 사물에 인터넷(IoT)이 부착되는 초연결사회(I), 여기에서 제공되는 자료는 즉시 무수한 클라우드(Cloud)에 쌓이면서(C), 빅데이터(Big Data)로 분석돼(B), 스마트폰(Mobile)을 통해 실시간으로 모든 사람에게 제공되는(M) 시대를 뜻한다. 만화나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았던 ‘꿈의 세계’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최첨단기술 확보는 기업은 물론 국가 명운을 좌우한다. 예컨대 4차 산업의 총아 인공지능(AI)에 필수 부품인 반도체는 ‘첨단산업의 쌀’이라고 할 만큼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부품이다.
그만큼 선진 각국은 첨단 반도체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순간 방심하면 초격차 시대에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뒤떨어지게 된다. ‘반도체 왕좌’ 인텔이 흔들리고 있는 모습에서 그 현실을 생생하게 보고 있다. 인텔은 최악의 실적 부진에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인텔이 위기를 맞게 된 주요 원인으로는 경직된 관료주의적 문화가 꼽힌다. 반도체 ‘왕국’ 인텔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모습을 두고 시장 2위인 삼성전자 역시 그것이 강 건너 불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국내외 투자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실적 눈높이를 일제히 내려 잡고 있는 게 예사롭지 않다.
삼성전자는 일명 ‘톱니바퀴’ 같이 세밀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조직 구조로 정평이 나 있다. 개인의 개성보다 어떤 하나의 목표를 이뤄 내겠다는 일념 아래 구성원들이 각자의 맡은 역할을 해내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조직 문화가 실수를 용납하기 어려운 상황을 조성한다는 점이다. 목표 달성 지상주의 분위기에 매몰된 나머지 현장에서의 문제가 있어도 윗선에 대해선 이를 미뤄 두고 긍정적 전망만을 보고하며, 추후 뒤처리하는 식의 방식이 사용되기도 한다. ‘극소수의 천재 리더’에 의존한 결과가 수직적 분위기를 고착화시켰다는 것이다.
일부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임직원들은 현재의 위기를 이 같은 조직문화에서 찾는다. 삼성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시장 1위 자리를 경쟁사에 내준 것에 더해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1위 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발 빠르게 D램 업계 최첨단 미세공정인 10나노급 6세대 1C 기술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점유율이 답보 중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파운드리 글로벌 점유율은 11.5%로 1위 대만 TSMC(62.3%)과의 격차가 50.8%p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근원적 경쟁력 회복 방안 중 하나로 새로운 조직문화 조성을 꼽고, 쇄신을 진행 중이다.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문제 해결과 조직 간 시너지 조성을 위해 직급 관계없이 치열하게 소통하자는 데 공감해 새 조직문화가 조성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효과적인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건강한 기업문화 구축에 필요불가결한 요소다. 개방적이고 정직한 소통은 직원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에 지치지 않고 더 멀리 더 힘차게 나아가게 하는 에너지의 원천이다.
삼성은 세계 굴지의 대기업이다. 우리도 이 정도 글로벌 기업을 갖고 있다는 자긍심을 한국인에게 안겨 주고 있다. 삼성이 수출 등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삼성의 위기는 대한민국 경제 전반의 위기로 볼 수 있다. 삼성이 지금의 경제위기 극복과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하기 위해선 글로벌 최상위 리더로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도록 사내·외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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