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딥페이크 성범죄 더 늦기 전에 뿌리 뽑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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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03 00:02:30

딥페이크(Deepfake)란 딥러닝(Deep learning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학습할 수 있게 하는 기술)과 가짜(Fake)의 합성어로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짜 이미지·오디오·비디오를 의미한다.

이 기술은 처음에는 영화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혁신적인 도구로 주목받았지만 점차 악의적으로 이용되면서 불법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가짜 동영상이나 가짜 뉴스 유포를 넘어 타인의 얼굴을 성인 콘텐츠와 합성해 유포하는 범죄가 급증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딥페이크 범죄의 피해자 중 상당수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이다. 경찰청의 통계에 따르면 딥페이크 피해자의 약 60%가 미성년자라고 한다. 이러한 범죄는 주로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피해자의 얼굴이 왜곡되어 유포되는데 피해자들은 자신이 이런 범죄의 대상이 되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된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피해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된 이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딥페이크 범죄는 개인의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생활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이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는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리고 더 나아가 사회의 질서와 안전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사회적 대응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다.

2020년 12월부터 시행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은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하거나 배포하는 행위를 명확히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딥페이크 성범죄를 저지른 자는 최대 5년의 징역형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법적 조치에도 실제 피해가 발생한 뒤 가해자를 처벌하는 과정에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법적 처벌 강화와 더불어 청소년을 포함한 일반 대중에게 딥페이크 기술의 위험성을 알리는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청소년들이 이 기술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법적·도덕적 책임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딥페이크 기술이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심각한 범죄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 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법적 조치와 교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회 전체가 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해자가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그리고 새로운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 전반에 걸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될 때 우리는 딥페이크 기술이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피해자들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강력한 처벌과 함께 교육 프로그램의 강화와 기술 감시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딥페이크 성범죄와 관련한 처벌 기준을 강화하고 양형을 상향 조정할 필요도 있다. 정부와 국회는 이를 위해 관련 법규의 제·개정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싹을 잘라 내야 한다.

최영호 기자 cyh2@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