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反트럼프 체니父女 “해리스 지지… 헌법·민주주의 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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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네오콘 상징 아버지 딕 체니도 같은 입장
부시 전 대통령도 거리두기 “지지 후보 없어”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10 07:59:21

▲ 2022년 6월 '1.6'사건 청문회 때의 리즈 체니 당시 연방 하원의원. 공화당 내 대표적 반(反)트럼프 인사인 체니가 8일(현지시간) ABC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맹공격했다. 네오콘(신보수)의 거물 딕 체니의 딸인 그는 지난주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나섰다.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 트럼프’ 인사인 리즈 체니 전 연방 하원의원이 8일(현지시간) ABC방송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재차 날을 세웠다. 그는 걸출한 보수주의 신봉자 로널드 레이건(1911~2004) 전 대통령을 들며 “그가 (살아있다면) 트럼프를 지지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레이건은 적극적인 글로벌 리더십을 우선시하며 반공주의 외교 노선을 펼침으로써 냉전의 평화적 종식을 이끌어내고 이후 미국의 번영을 가져 온 지도자로 평가된다. 공화당의 전통 보수주의자를 자처해 온 체니 전 의원은 4일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이후 해리스와 대화를 나눴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언급하진 않았다.

체니 전 의원은 또 “의회뿐 아니라 전국의 공화당 동료들에게 트럼프의 정책과 그가 드러낸 위험, 권력 유지를 위해 뭘 했는지 살펴보길 바란다”며 “전통적인 공화당 정책뿐 아니라 이 나라의 기반인 헌법 질서에 대한 확고한 거부”라고 비판했다. 이어 “매일 우리가 트럼프에게 듣는 얘기란 미국이 실패한 국가이자 전 세계 웃음거리라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체니에게 사회자가 공화당원 맞느냐 묻자 “확실히 ‘트럼프 공화당원’은 아니다. 선거 후 재건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밋 롬니 상원의원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 ‘반트럼프’ 진영에 속한 거물급 공화당 원로들에게 해리스 지지를 촉구하며 “정말로 트럼프의 위협을 인식한다면 ‘난 트럼프 안 찍을 거야’ 말만으로 충분치 않다”고 목소리 높였다.

스스로 ‘보수주의자’임을 강조한 체니는 해리스와 정책적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이번 대선을 ‘정책 선거’로 여긴 적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해리스의 수락 연설을 들어 “레이건 전 대통령도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할 수 있었을 연설”이라며 “이 위대한 국가의 예외적 성격에 대한 포용·이해·사랑·특별한 곳이라는 인식, 이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메지시가 담겨 있었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일부 유력 인사들이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 지지로 돌아선 가운데 공화당 출신인 조지 W.부시 전 대통령 역시 특정 후보를 공식 지지할 계획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NBC와 더힐 등이 부시 부부가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 공개적으로 밝힐 의향 없다고 했다는 측근 말을 전했다.

미국 정치 명문가의 하나인 부시 집안 또한 트럼프와 관계가 좋지 않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트럼프에 대한 공개적 비판은 자제해 왔으나 지난달 대선 후보 공식 지명 행사인 공화당 전당대회에 불참해 사실상 의사표현을 한 셈이다. 2008년 대선에선 공화당의 고(故) 존 매케인 후보, 2012년 대선 때는 공화당 후보 밋 롬니를 지지했다.

조지 H. 부시와 조지 W.부시 전 대통령, 매케인 전 상원의원, 롬니 상원의원 밑에서 일했던 참모들 238명이 지난달 26일 해리스 지지 공개서한을 발표했으며, 6일엔 체니 전 의원이 텍사스주 오스틴 행사에서 아버지 딕 체니도 해리스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니 전 부통령은 미국이 전 세계 여러 분쟁에 개입하게 된 시대의 한 핵심 인사로도 유명하다. 민주당 글로벌리스트들과 이해관계를 공유한다는 것 또한 이들 네오콘(신보수)의 특징이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