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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체임버스의 ‘내 무덤에서 춤을 추어라’가 복간되었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썸머 85’의 원작 소설로 유명한 이 작품은 10대 소년들의 사랑과 성· 삶과 죽음이라는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룬다.
주인공 핼은 어릴 적 TV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영원한 단짝 친구에 대한 열망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다. 이 세상 어딘가에 자신이 찾는 사람이 있다고 믿는 그 앞에 운명처럼 배리가 나타난다.
바다에 빠진 핼을 구해 준 인연으로 두 소년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둘 중 한 명이 죽으면 그 무덤 위에서 춤을 추자”는 맹세와 함께 광폭하고 설익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서로 다른 성격으로 두 소년의 사랑은 점차 어긋나고 배리마저 사망하게 된다.
“내가 해초 틈에 빠진 날부터 그가 죽은 날까지 49일이었다. (…) 그 모든 시간 동안 그리고 그 후로도 많은 시간 동안 나는 질문했다. 왜 배리였을까?”
이 책은 핼이 배리를 만난 후 그가 주검이 되기까지 7주 동안의 일을 117개의 단편에 나누어 담고 있다. 한 편의 영화를 찍듯 중간중간 삽입된 ‘수정’ ‘리테이크’ ‘액션 리플레이’는 일련의 사건을 겪고 난 뒤 현재 시점에 도달한 핼이 과거를 돌이키며 다시 고쳐 쓰거나 강조하고 생략한 결과물임을 나타낸다.
이 책의 제목 ‘내 무덤에서 춤을 추어라’는 죽음을 기뻐한다는 뜻의 관용구로 원래는 조롱의 의미다. 하지만 핼에게 그것은 사랑의 맹세이자 광적인 집착의 상징이다.
에로스에 깃든 모든 아름다움과 결함을 함께 보여 주는 ‘내 무덤에서 춤을 추어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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