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빠진 수련병원 수입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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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빠진 수련병원 수입 ‘껑충’

전국 211곳 1년 전보다 3.1%↑
건보 선지급·환자 늘어난 덕

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4 17:33:01

▲ 23일 서울 서초구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 게시판에 ‘비응급환자가 지역응급의료센터를 내원한 경우 본인부담금 90% 적용’이라고 적힌 대한병원협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가 집단 이탈한 수련병원 200여 곳의 진료비가 전년 대비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집단 사직은 의료 현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전공의들은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어 이들의 부재로 일부 병원에서 수술 지연이나 응급실 대기 시간이 늘어나는 등의 의료 공백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건강보험 선지급 제도를 통해 병원 운영을 지원하고 환자들의 병원 이용이 계속 증가하면서 진료비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공의 수련병원 211곳이 지난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은 2조339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1% 증가했다. 또한 올해 7월 이들 병원이 받은 요양급여비용도 2조51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6% 늘었다.

요양급여비용은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한 올해 2월(-9.8%)과 3월(-11.3%)에 전년 대비 두 달 연속 감소했다가 4월부터는 대체로 증가하고 있다. 요양급여비용이란 병원 등 요양기관이 제공한 의료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비용으로 쉽게 말해 외래 진료·입원·검사·시술 등의 비용 등을 뜻한다.

전체 인력에서 전공의 비중이 40%에 가까워 다른 의료기관보다 타격이 더 컸던 ‘빅5’ 병원 등 서울 소재 수련병원도 요양급여비용이 7월 요양급여비용이 전년보다 7.5%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에도 5.8% 증가했다. ‘빅5’ 병원은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대병원 등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을 뜻한다.

수련병원의 진료비가 증가한 배경에는 건강보험 지원금을 선지급한 영향이 반영됐다. 정부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이후 비상진료체계 운영을 위해 매달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여기에 환자들의 의료 이용도 지속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건강보험 선지급은 의료기관에 전년 동월 급여비의 일정 금액을 먼저 지급하고 이후 실제 진료비용을 사후 정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앞서 코로나19 위기 당시 환자 감소 등으로 재정적 부담을 겪는 의료기관을 지원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실제 진료와 건강보험의 급여 지급 일자에 일정 부분 차이가 있다는 점이나 정부가 건강보험 급여를 선지급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급여 비용이 증가한 것은 일반 국민의 병원 이용이 꾸준히 늘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하게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있는 의료인들에 대한 더 전폭적인 정책 지원 방안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모색되고 속도감 있게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호 기자 cyh2@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