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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사기, 반역의 메달
김대중의 노벨상 프로젝트 [5] 덮고 가려 했던 대북정책의 불편한 진실
“생명 위협” 신변안전 우려 커져… 김기삼 씨 이례적 망명 허용
정몽준 前의원 ‘대북정책 불편한 진실’ 신문 칼럼 통해 문제 제기
김기삼 필진페이지 + 입력 2024-10-08 00:02:50
 
[편집자 주]
2000년 12월10일,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 김대중은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공로, 그리고 남북화해와 평화에 대한 노력”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것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온 게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탄두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김대중이 전 세계를 상대로 어떻게 가짜 평화를 만들어 노벨상 사기극을 벌였는지, 어떻게 노벨평화상과 핵무기를 뒷거래했는지… 양심 증언으로 미국에서 정치적 망명을 허락받은 유일한 한국인 김기삼 변호사와 한반도 전문 국제 저널리스트 도널드 커크가 밝히는 아찔하고도 끔찍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 김기삼 전 국정원 내부고발자
▲ 도널드 커크(Donald Kirk) 국제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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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망명을 거부한 이유
 
미국 정부는 왜 그토록 오랜 기간 수많은 자원을 낭비하면서 김기삼과 그의 가족에 대한 망명을 거부하는 헛된 시도를 한 것일까. 찰스 허니먼 판사는 김기삼 씨의 망명 건에 대한 판결문에서 “도널드 커크 기자는 ‘한국 정부의 정치적 압력 때문에 미국 정부가 반대했다’고 증언했다”며 그의 증언을 증거로 채택했다.
 
허니먼 판사가 판결을 내린 지 몇 주 지난 후 김기삼 씨의 변호를 맡은 자넷 힌쇼우-토머스가 ‘매우 경쟁적’이라고 묘사한 랜섬 검사는 “미 정부가 또 다른 항소를 제기하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힌쇼우-토머스는 랜섬이 “이번엔 당신이 이겼어요”라고 상냥하게 말했지만 “그렇다고 너무 기뻐하지는 마세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고 회상했다.
 
한국 정부는 김대중 정권이 고수해 온 햇볕정책의 어두운 면을 폭로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이 사람을 미국에서 내쫓고 싶었을 것이다. 또한 주한 미국 대사관과 국무부 내에 자신들의 편이 되어 줄 사람들도 있었으니 뜻한 대로 일이 풀려 갈 가능성도 컸을 것이고 한국 정부이 관계자들 또한 그렇게 전망했을 것이다.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의 관점
 
퇴역 미 해병대 출신 베트남 참전 용사인 제임스 줌왈트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자신의 칼럼에서 “놀랍게도 이 판결이 거의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전쟁의 전설적인 해군 사령관 엘모 줌왈트 제독의 둘째 아들인 제임스 줌왈트는 이번 이민법원의 결정이 두 가지 이유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우선 한국인이 망명을 신청했다는 사실 자체가 특별한 사건이라면서 동맹국의 국민이 미국에서 망명을 허가받은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난 10여 년간 대북 유화정책을 지지하는 이들이 ‘최고의 순간’이라고 꼽았던 일들이 실제로는 사기였다는 김씨의 주장을 미국 법원이 받아들였다는 점이 특별하다고 썼다.
 
줌왈트는 또한 김기삼 씨의 신변안전에 대한 우려가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이 아니라 남한, 즉 대한민국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김기삼 씨는 김대중이 국제사회를 상대로 저지른 중대한 사기의 증거를 공개했기 때문에 생명에 위협을 느낄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김대중은 자신의 부와 명예를 위해 가짜 평화를 만들어 노벨상을 탔으며, 그가 북한에 제공해 준 자금은 핵 개발에 투자되어 한국의 안보에 대한 위협을 증대시켰다고 주장했다.
 
남북정상회담의 뒷거래 가능성을 최초로 기사화
 
도널드 커크는 남북정상회담에 금전 거래가 있었을 개연성을 최초로 기사화한 사람이다. 2001년 1월31일자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실린 기사에서 커크는2000년 6월 평양에서 김정일을 설득하기 위해 막대한 현금이 지급됐을 가능성을 보도했다. IHT 편집장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의 요청으로 작성된 이 기사는 김대중정부가 대북 햇볕정책을 추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임동원 국정원장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 2001년 6월15일 김대중(오른쪽)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 앞서 관계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기사 전문은 ‘북한과 해빙의 길을 닦은 남한의 정보 책임자’라는 제목으로 IHT 2면에 크게 실렸다. 문제의 ‘정보 책임자’는 김대중이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 위해 국정원장으로 임명한 임동원이었다. 커크는 기사에서 “비록 대가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남·북한 모두 선물을 가장한 뇌물수수가 관행이 된 사회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금전적인 뒷거래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커크의 기사가 일으킨 소동
 
이러한 금전 거래에 대한 언급만으로도 서울에서는 큰 소동이 벌어졌다.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는 해외 언론들이 부정확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기사를 쓰더라도 지나친 반응을 보이지 않으려 자제한다”면서 “하지만 이번 IHT 기사는 도가 지나쳤으며 우리는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한국 국내 언론들은 이 사건을 한국 정부가 외신의 오보를 바로잡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간주했다.
 
결국 김명식 해외정보원 차장은 커크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렀다. 그리고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당신이 쓴 기사가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커크의 태도로 보아 쉽게 설득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는지 김명식은 “특파원을 추방하거나 비자를 거부하는 기존의 방식을 취하지는 않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는 IHT에 사과나 철회를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커크 앞으로 그러한 거래 사실을 부인하는 장문의 편지를 보내왔다. IHT는 그 해명성 편지를 지면에 게재해 주었다. (이것으로 체면을 살린 김명식은 IHT가 자신의 편지를 게재한 것은 기사를 철회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정몽준 전 의원의 칼럼
 
한국 정부는 김기삼에 대한 망명 허가의 의미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국 당국은 이에 대해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의 유력 정치인이자 재벌 2세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동아일보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이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특유의 직설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칼럼에서 미국 법원의 이번 판결은 우리가 덮고 가려고 했던 ‘대북정책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면서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처했기에 이처럼 수치스러운 판결이 나올 수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그는 또한 긴밀한 동맹국인 한국과 미국 간에 정치적 망명이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몽준 의원은 “우리가 이런 논의를 공개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라면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외국으로 망명을 가야만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김씨는 우리 정부가 제대로 조사하겠다면 언제든지 귀국해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우리 정부는 그의 대한민국 여권 갱신 신청을 두 차례나 거부했고, 그는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중지 상태이다”고 썼다. 정 의원은 이러한 정황을 고려할 때 그가 자유롭게 증언하고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질 리 없다고도 말했다.
 
“우리는 아직까지 햇볕정책의 효과나 영향에 대해 심층적이고 객관적인 논의나 평가를 해 본 적이 없다. 김씨 사건은 국가와 민족의 운명이 달린 대북정책에 대한 정치권의 보다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 어떤 비용이 들더라도 북한 동포는 품어야 하겠지만 무슨 희생이 따르더라도 북한 정권에는 대적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안보는 우리가 지킨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김씨의 말이 귓전을 울린다.”
 
△김기삼 변호사의 블로그를 방문하면 좀 더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김기삼
 
△ 경상남도 밀양 출생
△ 서울대 법대 졸업
△ 미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법학과 수료
△ 펜 스테이트 디킨슨 법대 비교법학(LLM) 석사 졸업
△ 국가정보원 8년 근무
△ 2003년 미국 망명
△ 2011년 망명 확정
△ (현) 미국 뉴욕주 변호사
 
도널드 커크 Donald Kirk
 
△ 미 프린스턴 대학 졸업
△ 1970년대 중반 이후 현재까지 시카고 트리뷴지(Chicago Tribune)·프랑스 파리의 IHT(International Herald Tribune)지를 비롯해 50년간 한반도 문제 전문 최고령 현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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