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라인 7인방 의혹’ 내홍 깊어지는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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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수일 째 ‘용산 金여사 라인 청산’ 요구
용산은 침묵… 나경원 “野 선거전략 돕는 꼴”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14 13:35:28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한남동 라인 7인방’을 겨냥한 듯 대통령실에 십자포화를 퍼붓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당내 중진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10.16 재·보궐선거 후 이뤄질 예정인 ‘윤·한 회동’에서 윤석열 대통령·한 대표가 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한 대표는 1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지 않느냐. (대통령실에) 김 여사 라인이 존재하면 안 된다”며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재차 요구했다. 한 대표는 앞서 이틀 간 “(대통령실에서) 김 여사 라인이 없다면 없다고, 그렇지 않으면 없애겠다고 답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한 대표가 ‘한남동 라인’ 의혹을 언급한 이후 ‘7인방’에 시선이 집중됐다. ‘7인방’은 조모·강모 의원과 황모 씨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인적 쇄신 요구가 7인방을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7인방 등) 이런 얘기는 처음 듣는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한 대표가 대통령실 내부 문제까지 언급하며 각을 세우는 건 야당을 돕는 격이라는 비판이 여당 중진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원내대표 등을 지낸 5선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자신의 SNS에서 “재·보선을 3일 남기고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대통령 심판론 정치공세와 현금살포 재정투입 포퓰리즘을 계속하고 있다”며 “그런데 (한 대표 등) 국민의힘도 저들의 악의적 정치프레임 안에서 용산 압박·기승전 김 여사 언급을 하며 야권 선거전략을 결과적으로 돕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반성하고 고칠 건 처절하게 하되 우리끼리 저들 프레임에 갇혀 자해는 하지 말자. 그 사이 저들의 대장동·백현동 불법개발과 대북송금·위증교사·허위사실 유포 범죄는 덮어지고 음주운전의 흔적도 없어진다”며 “자중자애를 촉구한다. (한 대표가 당선된) 전당대회 때의 우려가 빠르게 더 심각하게 현실화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 공세에 일단 침묵 중이다.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반응을 나타낼 경우 윤·한 갈등 재점화로 비춰져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에서다. 대통령실 측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10.16 재·보선 후 일정 조율을 거쳐 주초 빠른 시일에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한 독대’ 또는 제3자가 배석하는 만남을 통해 사태를 수습하자는 뜻으로 해석됐다.

다만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대통령실 인적쇄신 요구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받아들일 경우 ‘한남동 라인’ 실체를 인정하는 셈이 돼 야당에게 공격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대통령실 우려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