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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른 보험사의 ‘고무줄 회계이익’를 개선할 방안을 내놓았다. 보험사들이 자의적으로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을 추정할 수 없도록 해외 경험통계인 로그·선형모형을 원칙으로 삼기로 했다. 단기납 종신보험 완납 시 10명 중 3명 이상이 환급금을 수령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보험부채 손해율을 가정 시 연령을 구분해 산출하도록 한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7일 IFRS17 주요 계리가정 가이드라인 및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연착륙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회계제도 측면에서 학계·업계·전문가 실무반을 통해 마련한 최종 방안을 토대로 금융당국이 4일 제4차 보험개혁회의를 개최해 논의한 내용을 담은 것이다.
그간 보험사는 할인율·손해율·해지율을 자율적으로 추정해 고무줄 회계이익 등 현행 산출방식 적성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자의적 가정 사용 시 단기적으로 손익에 드러나지 않으나 미래로 위험이 이연되고 누적된 위험으로 미래 상황에 따라 건전성이 저하되는 위험을 갖는다. 이는 보험사 부실·장래 보험료 급증 등을 유발해 보험계약자에게 피해를 전가할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실무반 회의와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한 토론·의견 수렴을 거쳐 상품 고유의 특성과 계약자 행동의 실질을 반영할 수 있는 해지율·손해율 산출방법론을 정립했다.
우선 무·저해지 해지율 산정을 개선했다. 무·저해지 상품은 납입기간 중 해지 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상품이라 해지율이 낮아야 하지만 보험사는 경험통계 부재를 이유로 완납 직전까지 높은 해지를 가정했다. 이를 전제로 상품 수익성을 산출했고 무·저해지 신계약 비중이 63%가 넘는 상품 ‘쏠림현상’도 초래했다. 무·저해지 상품으로의 승환 증가로 표준형 상품 해지가 늘어나면 이를 근거로 다시 무·저해지 해지율을 높게 추정하는 악순환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비합리적 가정을 막기 위해 당국은 완납시점 해지율이 0%에 수렴하는 모형 중 로그-선형모형(실무상 수렴점 0.1%)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로그-선형모형을 원칙모형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다른 모형을 적용하려면 한정된 모형 내에서 감사보고서·경영공시에 타 모형 선정의 특별한 근거와 보험계약마진(CSM) 등 원칙모형과의 차이를 상세히 공시해야 한다. 금감원 집중 점검 등 엄격한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구체적인 사항은 향후 배포될 실무표준에 반영한다.
만기 보너스 지급 시 추가해지 상승 반영
단기납 종신보험 해지율도 개선한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납입 기간 5~7년, 10년 시점 보너스 부과 등 환급률이 높은 상품이다. 소비자들은 저축성 상품처럼 인식해 보너스 수령 시 해지할 유인이 크지만 보너스 지급 시점 환급금 수령 목적의 추가해지를 고려하지 않는 사례가 다수로 확인됐다. 실제 지급 시점에 유동성 부담 및 당기손실 급증을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개선 방식으로 표준형 상품의 누적유지율을 활용해 해지 수준을 역산하거나 30% 이상으로 추가해지를 설정한다. 30% 최소 기준은 방카채널 일시납 저축성보험의 11차년도(비과세요건 충족으로 환급률 급증하는 시점) 해지율 산업통계의 10년 평균(29.4%~30.2%)을 감안한 것이다.
경험통계가 충분하고 연령 구분에 따른 통계적 유의성이 존재하는 담보에 대해서는 손해율을 연령별로 구분해 산출하도록 한다. 상해수술 담보 손해율은 30대 89%·40대 103%·50대 140%·60대 186% 등 연령대별로 차이가 크다. 다만 많은 보험사는 보험부채 산출 시 손해율 가정을 경과기간·담보별로 구분하고 연령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 이는 연령에 따른 손해율 추세가 반영되지 않아 향후 보험부채와 CSM이 부정확하게 산출될 수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앞으로는 자사 통계가 충분한 경우 경과기간별·연령별 손해율을 직접 산출하고 직접 산출이 어려운 경우엔 경과기간별 연령합산 손해율과 연령별 상대도를 활용해 간접적으로 산출한다.
최종관찰만기, 30년 확대하되 3년간 단계적 적용
보험부채 할인율도 현실화한다. 올해 시행된 할인율은 내년 최종관찰만기(보험부채 할인율 곡선에서 실제 국고채 금리를 활용하는 구간)를 20년에서 30년으로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시장금리 하락으로 당초 예상했던 수준을 웃도는 재무 영향이 발행해 속도 조절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9월 2.99%로 3월 말(3.40%) 대비 0.4%p 이상 내려간 상태다.
이에 따라 당국은 최종관찰만기 관련 정량적·정성적 분석 결과 검토 및 금감원 할인율 운영 자문위 논의 등을 거쳐 연착륙 방안을 마련했다. 최종관찰만기를 30년으로 확대하되 3년간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금리 상황에 따른 시행 여건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한다.
보험사 건전성 수치는 급락할 전망이다. 당국이 △보험건전성 감독 강화방안의 K-ICS 해지위험액 정교화 △해지율 계리가정 가이드 및 할인율 현실화 연착륙 영향 △최근 시장금리 하락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재무영향평가를 시행한 결과 국고채 10년물 금리 3.0%(10월 3.1%) 기준 보험업권 K-ICS 비율은 6월(217.3%) 대비 약 20%p 내외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당국은 제4차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발표된 주요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을 올 연말 결산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다만 손해율 가정은 회사 내 결산 시스템 수정 등 물리적 한계가 있는 경우 내년 1분기까지 반영할 수 있다. 할인율 연착륙 방안도 내년 1월부터 적용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속 가능한 보험산업을 위해서는 보험회계에 대한 불신을 반드시 타파해야한다”며 “이번 개선 조치를 통해 보험사가 계리적 가정을 합리적으로 산출하는 기틀을 마련하고 산업이 장기적인 시계에서 성숙하는 토대가 확립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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