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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대차 노조가 정년퇴직 후 계약직(촉탁직)으로 재고용된 ‘숙련 재고용 직원’을 노조에 가입시키려 했지만 관련 투표에서 90%에 가까운 조합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MZ 세대는 물론이고 중·장년층 조합원들조차 퇴직 후에도 기득권에 집착하는 선배들의 모습에 반발했다.
그러나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 관계자의 반응은 현실과 달랐다. “젊은 직원들이 반발해서 무산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촉탁직의 재가입은 젊은 직원들한테도 좋은 것이다. 단지 홍보가 덜 됐을 뿐이다. 홍보를 더 해서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최근 기아 노조도 퇴직 후 재고용된 직원들의 노조 가입을 추진하다가 MZ 조합원들의 반대에 크게 부딪히며 이를 단념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현대차 노조에서는 이런 상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향후 젊은 조합원들과의 노노(勞勞) 갈등이 격화될 것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데 말이다.
갈등이 격화되면 노조가 분열될 위험이 있음에도 촉탁직의 재가입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노조의 비현실적인 인식에서 독선까지 느껴진다. 젊은 조합원들이 촉탁직 직원의 노조 가입을 반대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주된 이유는 촉탁직 가입으로 노조 지도부가 기존 노조원들이 불리해지는 근로 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퇴직한 직원들이 계속해서 노조의 주도권을 갖게 될 경우 노조가 단체협상 등 과정에서도 이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기존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경시할 수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 이런 우려에 관해서는 MZ조합원뿐 아니라 중·장년층 조합원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도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많은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 노조가 가입 범위를 촉탁직까지 확대할 경우 촉탁직 처우 등에 대한 요구들이 늘어나면서 노노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가 촉탁직의 노조 가입을 추진한 취지는 ‘선배에 대한 예우’였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30~40년 현대차 직원으로 근무했는데 마지막으로 갈 때는 비정규직으로 퇴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조합원 자격을 유지한 채 퇴직하도록 한 것이다”면서 “단지 퇴직 조합원을 예우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말했다.
노조의 단체협약은 어디까지나 정년까지 근무하는 조합원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단지 선배에 대한 예우라는 명분으로 90% 넘게 반발하는 내부 목소리를 ‘홍보 부족’으로 치부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경시하고 무리하게 촉탁직 노조 가입을 재추진하려는 모습에 현대차 노조는 과연 누구를 위한 노조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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