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쿠팡 다크 패턴 제재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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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십 중도 해지 사실상 불가… 결제창이 가격 인상 동의 포함
쿠팡이츠·쿠팡플레이 끼워 팔기 의혹 등 쿠팡 제재 본격화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02 10:11:53

▲ 쿠팡에 대한 조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제재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쿠팡 제공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2일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공정위가 최근 쿠팡의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고 답했다.

공정위는 쿠팡이 유로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을 운영하면서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의 계약 해지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와우 멤버십은 멤버십에 가입한 소비자가 중도 해지를 신청해도 차액이 환불되지 않고 월말까지 서비스가 유지된다. 소비자가 중도 해지를 원하면 신청 즉시 서비스가 중단되고 남은 이용 기간에 해당하는 금액에 환불해야 한다. 하지만 와우 멤버십은 중도 해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정위는 쿠팡과 같은 방식으로 유료 멤버십을 운영한 네이버와 마켓컬리 또한 전자상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더해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 과정에서 발생한 소비자 기만행위 역시 심사보고서에 제재 대상으로 포함됐다. 쿠팡은 멤버십 가격을 월 4990원에서 월 7890원으로 인상하는 과정에서 상품 결제창에 와우 회비 변경 동의 문구를 포함했다. 이에 따라 결제 버튼을 누르면 멤버십 가격 인상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방식이 소비자를 속이는 다크 패턴에 해당한다고 보고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정위는 쿠팡이 와우 멤버십에 쿠팡 플레이와 쿠팡이츠 무료 배달 서비스 함께 제공하는 것에 대해 끼워팔기 여부를 조사 중이다.

끼워팔기는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인 거래강제 행위의 한 유형으로 거래상대방에게 자상품 또는 용역을 공급하면서 정상적인 거래관 행에 비춰 부당하게 다른 상품 또는 용역을 자기 또는 자기가 지정하는 사업자로부터 구입하도록 하는 행위를 말한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을 구독하면 OTT와 음식 배달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는 것을 주된 강점으로 내세웠으나 OTT를 시청하지 않는 이용자도 로켓 배송이나 음식 배달을 위해 OTT까지 구독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이 외에 쿠팡은 실적이 저조한 일부 자체브랜드 상품의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하도급 업체에 판촉 비용을 전가했다는 의혹이 있으며 쿠팡이츠는 음식 가격과 할인 혜택 등을 다른 배달앱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도록 입점업체에 강요했다는 의혹으로 조사받고 있다.

쿠팡은 6월 검색 알고리즘 조작을 통한 PB 부당 우대 행위와 관련해 공정위로부터 시정 명령과 1628억 워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또한 하도급 업체의 허위 단가 서면을 발급한 행위와 최저가 보장 정책에 따른 마진 손실을 줄이기 위해 납품업체에 갑질을 한 행위에 대해서도 공정위 제재가 의결됐다. 다만 납품 업체 갑질 사건의 경우 2심에서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과 시정명령 전부를 취소하라는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이 나온 상태다.

플랫폼 규제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쿠팡에 대한 조사가 여럿 진행되면서 쿠팡은 한동안 제재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