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유선 드론… 우크라이나·러시아 병사 모두에게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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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 방해 없이 초저공 장거리 비행… 사전 감지·격퇴 거의 불가능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3 17:48:33

▲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양측 군이 사용한 유선드론의 흔적. 광케이블을 이용한 유선조종 자폭 드론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양측 병사들에게 악몽이 되고 있다. 전파방해가 통하지 않으며 기존 무선드론과 달리 초저공으로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있어 미리 막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연합뉴스

광케이블을 이용한 유선조종 자폭 드론이 전쟁터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양측 병사들에게 악몽이 되고 있다. 전파방해가 통하지 않으며 기존 무선드론과 달리 초저공으로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있어 미리 막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선 광활한 평원 한가운데 실처럼 가느다란 광케이블이 놓여 있거나 한데 얽혀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양측 군이 사용한 유선드론의 흔적이다.

이런 종류 드론은 동체 아래 길쭉한 원통형의 케이블 릴이 붙어있다. 둘둘 말린 채 수납된 10∼20㎞의 광케이블을 뿌리듯 풀어내면서 상대방을 향해 날아가 자폭한다. 작년 하순 처음 전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 무기는 전파로 조종하는 게 아니어서 기존의 전자전 수법으로 무력화할 수 없다. 또 전파가 잘 닿지 않는 곳에서도 날 수 있어 사용이 크게 늘었다고 우크라이나군 드론 특수부대 아킬레스 연대의 유리 페도렌코 대위가 말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드론 전문가 새뮤얼 벤데트는 "이런 드론의 경우 전자전으로 교란할 수 없기에 최초의 공격에서 적의 전자전 및 전파교란 장비를 노릴 때 쓰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무선 일인칭 시점 드론(FPV)이 타격에 나설 길을 여는 것"이라고 짚었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른 광케이블을 쓰므로 적진의 고해상도 이미지 확보 역시 강점이다. 다수의 유선 드론을 동시 사용할 경우 서로 케이블이 얽히거나 케이블 길이에 한계가 있는 등 단점을 고려해도 충분히 유용한 무기인 셈이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키이우 북동쪽 비밀 공방 등에서 유선드론 제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광케이블 수급량이 많은 러시아가 유선드론 활용에 훨씬 앞서 있다. 실제 러시아군이 최근 쿠르스크 전선에 유선드론을 대량 투입해 상당한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사란스크에 위치한 러시아 유일의 광케이블 공장은 우크라이나 국경으로부터 600㎞ 넘게 떨어져 있음에도 19일과 20일 장거리 드론 공격을 받았다. 러시아 유선드론 생산력 약화를 노린 작전일 가능성이 높다.

광케이블을 끊거나 태워버리는 등 유선드론 대처 방안 또한 연구되고 있다. 현재 생산 중인 드론의 약 10분의1이 유선드론일 것으로 아킬레스 연대 관계자가 말했으며, 이는 드론 전문가 벤데트의 추산과 대략 일치한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전쟁의 양측 사상자 70∼80%가 드론 공격에 의한 것으로 본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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