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중앙아시아·중국에 가스 공급 확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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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에너지 끊긴 유럽, 비싼 미국산 써야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9 16:46:25

▲ 슬로바키아 국경 근처의 우크라이나 경유 천연가스 공급 설비 모습. 우크라이나가 가스관 이용 계약 연장을 하지 않아 작년 12월31일자로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이 끊어졌다. 러시아의 시장 개척에 따라 인도·중국·중앙아시아 등이 값싼 에너지를 이용할 가능성이 늘어난 반면 유럽은 상대적으로 비싼 중동산이나 미국산을 써야 할 처지가 됐다. AFP=연합뉴스

러시아가 대(對)중앙아시아·중국 가스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현지 전문가들이 8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자국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앙아시아에 대한 가스 공급을 연간 100억∼150억㎥로 확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를 통한 유럽행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인데, 대러 제재의 연장인 현 상황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은 사실상 더 비싼 중동산이나 미국산 에너지를 써야 할 유럽이다.

러시아 국가에너지안보기금의 알렉세이 그리바치 부대표가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과 함께 역류 기술을 이용해 중앙아시아 가스관 처리 용량을 늘리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공급량이 장차 연 100억∼120억㎥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투자은행 피남의 분석가 세르게이 카우프만에 따르면 연 120억∼150억㎥로 증가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또 내년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을 통해 중국행 가스가 설계 용량인 380㎥를 초과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 몽골 경유로 최대 500억㎥의 가스를 공급하게 될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과 카자흐스탄 영토를 거쳐 중국과 카자흐스탄에 최대 450억㎥를 송출할 수 있는 가스관 등 새로운 노선 2개가 고려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중국 주요 대도시 가스 공급이 가능해질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추진 전망을 대체로 밝게 보지만, 카우프만은 시베리아의 힘-2를 둘러싼 러·중 최종 합의가 늦어지면 카자흐스탄 노선이 먼저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천연가스 수출은 러시아의 주요 자금원이다. 전쟁 중에도 2023년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약 150억㎥의 러시아 가스가 유럽으로 갔으나, 우크라 측이 작년 12월31일 만료된 가스관 경유 계약을 연장하지 않아 그 날자로 끊겼다.

우크라가 차단한 우렌고이-포마리-우즈고로드 가스관은 러시아가 서부·중부 유럽행 가스 수출의 유일한 통로였다. 벨라루스를 거치는 야말-유럽 가스관은 러시아측의 사업적 판단에 따라 2021년 중단됐고, 발트해를 거쳐 독일로 이어진 노르트스트림 해저 가스관은 2022년 폭발 사고로 못쓰게 됐다. 전쟁 중인 서방과 러시아가 서로를 범인으로 지목했지만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와 우크라의 협력 공작이었음이 밝혀졌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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