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헌법재판소의 공정성 회복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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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재판 이후 헌재 심판 절차를 진행하는 게 온당
‘내란죄 철회’ 헌재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 여전
문형배·이미선·정계선 재판관 기피… ‘馬’ 유보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03 00:02:02

헌법재판소는 최상위법인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 기본권을 지켜 주는 최후의 보루다. 그러므로 헌재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결정이다. 헌재 결정이 신속성에 매몰돼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나라 전체가 심각한 혼란에 빠질 우려가 크다.

작금 대한민국은 헌정사 초유의 윤석열 현직 대통령 구속과 탄핵 정국을 맞고 있다. 문제는 헌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의심받게 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헌재의 탄핵심판절차 진행과 관련해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조항 중 하나는 헌재법 제51조이다. 이 조항에서는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와 동일한 사유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에는 재판부는 심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손준성 검사에 대한 탄핵심판처럼 헌재가 법원 판결을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은 사안의 무게를 감안했을 때 신중하게 진행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와 함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같은 사안에 대해 헌재 결정에 뒤이어 법원 판결이 내려질 것이라는 점이다. 만일 헌재가 증거 채택 등의 절차를 간소화해 신속한 결정을 내리기는 했어도, 나중에 법원에서 엄격한 증거 채택에 의해 무죄 판결을 내린다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만일 헌재의 탄핵 결정에 의해 윤 대통령이 파면됐는데 법원 판결로 이를 뒤집을 수 있겠는가. 이런 상황을 고려해 헌재는 법원의 형사재판 같은 엄격한 증거 채택을 통해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따라서 헌재는 형사재판 이후 심판 절차를 진행하는 게 온당하다.

더구나 재판의 공정성을 의심케 하는 재판관이 적지 않아 이들은 제척(除斥)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형배 소장 권한대행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호형호제할 정도로 사적 친분이 깊다. 이미선 재판관은 동생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에서 ‘윤석열 퇴진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고 배우자는 이재명 대표와의 재판 거래 등으로 물의를 빚은 권순일 전 대법관과 같은 법무법인에 근무하고 있다.또한 정계선 재판관은 배우자가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시국 선언에 이름을 올렸을 뿐 아니라 그가 근무하는 단체의 이사장이 탄핵소추인 측 대리인으로 나섰다.

위의 사항들은 공정한 심판을 기대하기 어려울 경우 재판관 기피나 회피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제24조에 해당한다. 헌재의 공정성 확립을 위해선 형사재판 이후 심판 절차를 진행하고, 문형배·이미선·정계선 재판관의 기피나 회피가 있어야 상식적으로 옳다.

또한 헌재가 4월18일로 예정된 두 명의 헌재 재판관 퇴임 이전에 탄핵심판 결정을 내리려 하는 게 복안이라면, 정상적인 심판 절차를 생략해서 날짜를 맞추는 것이 과연 공정한 재판인지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편 헌재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좌편향 논란을 빚고 있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의 위헌 여부를 3일 선고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는 명분이 없다. 여야 합의가 없을 뿐 아니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를 먼저 심리하는 게 순서다. 탄핵소추 된 고위공직자 수가 29명인 것을 넘어 대통령과 총리가 동시에 탄핵소추 되는 초유의 사태가 국정 혼란과 공백을 초래하면서 우리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지 않은가.

이에 앞서 민주당 중심 탄핵소추위원단에서 내란죄를 철회한 게 헌재 요청에 따른 것 아니냐는 의혹도 공정성을 의심케 한다. 헌재는 이를 부인했지만, 의혹은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에서 예상했던 일정보다 탄핵심판이 길어지리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문제되는 상황에서 탄핵심판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내란죄를 철회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만일, 헌재가 이를 도와주는 것이라면 편향성 논란을 벗어나기 어렵다. 이제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헌재의 공정성 회복을 강력히 촉구한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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