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피한 삼성전자… 아직 안심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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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노트북·하드디스크·메모리 칩·컴퓨터 프로세서 등 제외
별도 관세 부과 가능성 제기… 반도체 관세는 14일 발표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13 12:06:40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IT 제품 상호 관세 대상 제외로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추가적인 관세 부과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여전히 신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12일(현지 시간) IT 제품을 상호 관세 품목에서 제외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특정 물품의 상호 관세 제외 안내’ 지침을 공개했다.

이번 조치로 상호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 품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스마트폰 △노트북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메모리 칩 △컴퓨터 프로세서 △라우터 △모니터 애플을 비롯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꼽히지만 삼성전자에게도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으로 생산 공장을 이전하는 등 탈중국화를 꾸준히 진행에 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9일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상호 관세 적용을 유예하면서 관세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졌다.

그러나 애플은 여전히 아이폰 생산을 대부분 중국 공장에 의존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물량의 약 90%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패드와 맥 등 다른 제품도 중국 의존도가 크다.

실제로 애플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한 이후 전세기를 동원해 급히 제품을 미국으로 운송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경쟁자지만 부품 쪽에서는 중요한 고객사다. 삼성전자 외에도 아이폰에 들어가는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이 많은 만큼 상당한 타격이 예상됐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애플 제품 상당수가 상호 관세 대상에서 벗어나면서 상호 관세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정부의 애플 살리기에 국내 기업 또한 수혜를 입은 셈이다.

여기에 IT 기기가 상호 관세 유예로 반도체 수요 또한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반도체는 2일 발표된 상호 관세 품목에서 제외됐으나 반도체를 사용하는 제품에 대해 관세가 부과된 만큼 반도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실적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관세 변수 또한 제거되면서 반도체 사이클이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블룸버그 통신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에 대한 관세 유예가 일시적일 수 있으며 조만간 다른 유형의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를 예고한 만큼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마이애미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반도체 품목별 관세에 대해 14일 매우 구체적인 답을 주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제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공식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관세를 부여할지 알아야 대응할 수 있다”며 “발표 이전에는 계속 모니터링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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