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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 이후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촉구했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중앙은행
총재로서 침묵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외교정책협회(FPA)가 수여하는 메달을 받고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촉구했던 이유를 말했다. 한국은행은 FPA 메달은
국제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책임감 있는 지도자에게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이라고 설명했다.
12.3 계엄 사태 이후 내수경기는 빠르게 위축됐다. 한국은행은 올해 초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금리 인하와 추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대통령 탄핵이 조기 대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재정 정책에 대한 양당의 견해가 상반된 가운데 재정 부양책을 언급할 경우 정치적 편향으로 비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경안이 초당적으로 통과된다면 한국의 경제 정책만큼은 정치적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는 메시지를 국제 투자자들에게 줄 수 있어 국가신용등급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중앙은행가는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던 그는 “케인스가 그의 스승 마셜을 가리켜 말했듯이 경제학자는 때로는
정치인만큼 현실적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이
정부와 정치로부터 자유롭고 독립해야 하지만 국가 경제를 위해서 현실적인 판단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한국은행이 민감한 시기에도 계엄 사태가 우리 경제와 환율에
미친 영향 등과 같이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사안에 균형 잡히고 정치적으로 치우치지 않는 평가를 하고, 가장
필요한 시점에 객관적 정책 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세계경제는 미국발 관세 부과로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다. 그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수출 중심 구조를 가진 우리 경제는 대외 환경
변화에 특히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관세 인상은
한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친 한국 경제로선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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