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26º
습도 75%
강릉 29º
습도 65%
부산 26º
습도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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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6월에 이어 7월에도 이상고온과 국지성 폭우가 교차할 것이라 전망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만 해도 전국 산불은 평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집중호우 피해 규모도 급증했다. 이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커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폭염으로 7월 최고가를 경신해 한 통에 3만 원을 넘어선 수박을 비롯해 과채류 피해가 커서 추가 물가 상승 우려를 낳고 있다.
기상재해의 강도와 빈도가 모두 증가하면서, 농·축산물 생산 기반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 곡물가의 변동성까지 겹치면서 소비자 물가가 어느 방향으로 얼마만큼 뛸지 예측하기도 힘들다.
이제 정부는 이 새로운 경제 위협에 맞설 범정부적 대응 시스템, 즉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 구축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자연을 예측하고 통제하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피해를 최소화하고 회복 속도를 높이는 일은 정부가 맡아야 할 책무다.
기후로 인한 물가 상승의 가장 큰 문제는 서민의 장바구니를 정면으로 타격한다는 점이다. 배추·상추·감자 등 신선식품 가격은 일주일 사이 20~30%씩 치솟고 있다. 여름 수요가 많은 과일류는 작황 부진에 유통 차질까지 겹쳐 일부 품목은 도매가가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뛰었다. 한국은행은 “기온이 1℃ 오르면 신선식품 가격이 0.5%가량 상승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게다가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물가 불안으로 직결되면서 새로운 위기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 대해 정부는 할인행사 확대나 비축물량 방출 같은 임시방편에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단기 수요를 조절하는 데에는 일부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물가 불안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제는 정부가 구조적 해법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기후플레이션은 단순한 농산물 문제나 에너지 가격 문제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온실가스 감축 정책, 재난 대응 체계, 식량 자급률 확보, 수입 대체망 확보 등 복합적인 요소를 아우르는 중·장기적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전략을 기획하고 집행하며 평가할 컨트롤타워 없이는 이 복합재난을 돌파하기 어렵다.
현행 체계는 기후·농업·산업·물가·재난 대응 등이 서로 분리된 채 따로 움직인다. 기후는 환경부, 농산물은 농식품부, 가격 통제는 기획재정부, 재난은 행정안전부가 담당하는 식이다. 이처럼 부처 간 칸막이가 존재하는 한, 종합적 판단과 예측은 불가능하다. 기후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범부처 통합 기구, 예컨대 총리실 직속의 재난경제대응 본부와 같은 조직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기후는 이미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과거에는 자연재해 이후 물가가 출렁였지만, 지금은 기후 자체가 상시적인 인플레이션 유발 요인이 되고 있다. 이제 돌발적 ‘기후위기’가 아닌 상시적 ‘기후 현실’로 닥쳐온 이 이슈는 정치와 행정이 피해갈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땜질식 대책으로는 기후플레이션이라는 구조적 재난을 막을 수 없다. 예보를 넘어서 예측 체계를 갖추고, 대응을 넘어서 설계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기후-물가 연계 위기를 종합적으로 다룰 정부 주도의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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