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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핵 문제 해법으로 ‘동결→축소→비핵화’ 3단계 접근법을 제시했다. 대통령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단계적 비핵화 로드맵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21일 공개된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정책적 방향은 한반도의 비핵화”라며 “1단계는 핵과 미사일 동결, 2단계는 축소, 3단계는 비핵화”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정부는 미국과 긴밀히 공조하는 가운데 남북 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핵 동결과 축소, 나아가 폐기까지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3~24일 일본 도쿄를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방일은 취임 후 첫 일본 방문으로,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대응, 과거사 문제, 경제·안보 협력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3단계 비핵화 로드맵’은 현실적 관리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제시한 비핵화 3단계는, 1단계는 핵·미사일 동결로, 북한의 추가 실험과 도발을 막아 신뢰 구축의 출발점이 된다. 이는 사실상 핵 보유국을 인정하는 효과가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도 크다.
2단계는 핵탄두 일부 해체, 농축시설 폐쇄 등 핵전력 축소 단계로, 북한의 공격 능력을 줄이는 중간 교두보지만 IAEA 등 검증 과정에 대한 북한의 협조가 관건이다.
최종 3단계는 완전한 비핵화로, 핵무기 전면 폐기와 개발 능력 차단을 목표로 한다. 다만 이를 위해선 미국의 체제 보장, 제재 완화, 평화협정 체결 등 대규모 정치·안보적 보상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이 대통령은 전반적인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 “대결 정책보다는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서로를 인정·존중하는 공동번영의 길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가 한 발 앞서 대화의 문을 열고 적대감을 완화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북극항로 개척을 남북 및 주변국 협력의 새로운 아이템으로 제시하며, “미국·러시아·북한·한국·일본이 협력할 길을 만들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북극항로는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활용 가능성이 커진 새로운 해상 물류 루트다. 기존 수에즈운하 경로보다 항해 거리를 30~40% 단축시킬 수 있어 물류 비용 절감 효과가 막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한국과 일본 같은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겐 전략적 가치가 크다.
이 대통령의 구상은 단순한 물류 차원을 넘어서 러시아가 북극해 연안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북극항로 활용은 러시아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북한의 지리적 이점으로서 즉, 북극항로와 동북아 주요 항만을 잇는 관문 역할을 활용하면 남북 협력의 새로운 경제 의제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경제협력 프레임으로 재포장한 전략이라고 평가한다. 즉, 군사·안보 의제에 매몰된 남북 대화의 돌파구를 ‘북극항로 공동 개발’ 같은 미래 지향적 협력으로 전환해보겠다는 시도라는 것이다.
한편, 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사과는 상대의 다친 마음이 치유될 때까지 진심으로 하는 게 옳다”며 “과거 합의의 외교적 의미와 피해자의 명예·존엄 회복을 함께 존중하면서 실질적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가 간 약속은 존중돼야 한다”며 2015년 위안부 합의와 2023년 강제징용 제3자 변제안 등 기존 합의를 뒤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국민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합의였지만 국가 간 약속은 존중돼야 한다”며 “동시에 국민과 피해자의 목소리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일관계는 원한을 풀고 협력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경제·안보·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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