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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릴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가 “북한이 다음 주에 어떤 행동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차 석좌는 20일 진행된 언론 브리핑에서 “다음 주에 세 가지 일이 겹친다”며 “첫째는 한·미 정상회담이고, 둘째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연합훈련(UFS·을지 자유의 방패), 셋째는 미국과 북한 사이에 어떠한 접촉이나 외교적 대화가 없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험적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요소들이 동시에 작동할 때 북한이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았다”며 “이번에도 미사일 시험 발사나 심지어 핵실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자리에서 시드 사일러 CSIS 선임 고문도 “북한이 여름 훈련 기간마다 군사력을 과시해온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번에도 단거리 미사일 발사나 포병 사격 시연과 같은 전형적 무력시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치명적이거나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정치적 성격의 도발에 무게를 실었다.
CSIS가 회담 직전 공개한 북한 신풍동 미신고 기지는 정세를 더욱 긴장시키는 불길한 신호로 읽힌다. 중국 국경에서 불과 27km 떨어진 이 기지는 위성 분석 결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6~9기와 이를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이동식 발사대(TEL·Transporter Erector Launcher)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한 저장 시설이나 훈련장이 아니라 미국 본토까지 직접 겨냥할 수 있는 장거리 핵 전력의 전초기지라는 의미다. 차 석좌는 “동아시아와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 핵 기지”라고 규정했다.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 현안보다 무역적자 문제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과의 무역 적자에 ‘레이저빔처럼’ 몰두하고 있다”며 “한국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추가 약속을 내놓길 바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전략 경쟁을 염두에 두고 한국의 더 선명한 입장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대만해협 비상사태와 관련해 한국이 어떤 대응을 할지 구체적으로 답변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차 석좌는 “만약 주한미군 태세 변경 논의가 나온다면 이는 대만해협 억제 및 방어 전략과 연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이번 회담에서 논의될 ‘한·미동맹 현대화’에 대해 “지상군 감축을 포함한 주한미군 태세 조정, 공군·해군 능력 향상, 방위비 분담금 협정 변경, 전시 작전통제권 반환, 방위산업 협력 강화 등 다양한 내용을 포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트린 카츠 CSIS 객원 연구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방미에 앞서 일본을 먼저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회담을 하는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부분은, 한·일 양국 정상이 미국을 상대로 공개적으로 공동 입장을 내는 방식으로 회담을 활용하는 경우”라며 “이는 양국에 실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긴장 국면 속에서 일본과 미국을 잇달아 방문한다. 대통령 내외분은 오는 23일 토요일 오전 출국해 곧바로 일본을 방문, 재일동포 오찬간담회와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 및 만찬 일정을 소화한다. 24일 오전에는 일본 의회 주요 인사와 면담한 뒤, 같은 날 오후 미국 워싱턴DC로 이동해 재미동포 만찬간담회와 방미 일정을 시작한다.
25일에는 한미 정상회담과 더불어 경제계·학계 인사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으며, 26일에는 워싱턴에서 필라델피아로 이동해 한화 필리 조선소 시찰 일정을 가진 뒤 28일 새벽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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