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루게릭병 표적치료제 허가… 바이오젠 ‘칼소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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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칼소디주 허가… FDA 승인 1년 만에 국내 도입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21 11:23:16

▲미국 바이오젠이 개발한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 치료제 칼소디주(성분명 토퍼센). 바이오젠 제공

새로운 루게릭병 치료제가 국내서 허가받았다. 그동안 증상 완화제에 의존해온 치료 환경에 정밀 맞춤형 신약이 처음으로 도입된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젠의 희귀질환 치료제 ‘칼소디주(토퍼센)’를 허가했다고 20일 밝혔다.

칼소디주는 과산도 디스뮤타아제 1(SOD1) 유전자 변이가 있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환자의 SOD1 mRNA(메신저 리보핵산)에 결합해 변형된 SOD1 단백질 합성을 감소시키는 핵산 치료제다.

SOD1은 항산화 작용을 하는 단백질로서 활성산소로부터 신경세포의 손상을 막아주는 효소로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신경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루게릭병이라고도 알려진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은 근육이 약해지고 점차 운동실조에 이르는 중증 희귀질환이다. 사고 체계나 뇌는 멀쩡하지만 운동신경이 서서히 망가지면서 결국에는 폐를 움직이는 근육까지 움직이지 않게 되는 질병이다. 발병 2~5년째에 호흡근 마비로 인한 호흡 곤란·사망에 이를 수 있다.

평균 생존 기간이 길어야 3~5년에 불과하지만 지금까지 병의 진행을 근본적으로 늦추는 치료제가 없었다. 환자들은 리루졸(Riluzole)·에다라본(Edaravone) 같은 기존 약물을 통해 증상 완화와 진행 지연에만 의존해왔다.

칼소디주는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스와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핵산 기반 치료제다. 미국식품의약품(FDA) 승인은 2023년 4월이다.

칼소디주는 과산소 디스뮤타아제 1(SOD1)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의 mRNA에 결합해 비정상 단백질 합성을 억제한다. SOD1 단백질은 원래 신경세포를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변이 시 오히려 신경세포 손상을 일으킨다. 칼소디주는 이 변이 단백질 합성을 직접 차단해 ALS 진행을 늦추는 데 기여한다.

식약처는 칼소디주를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제31호로 지정해 심사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이 과정에서 안전성·효과성을 확인하고 국내 환자들이 가능한 한 빨리 치료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칼소디주는 ALS 치료 경험이 있는 의료진에 의해서만 투여 가능하다. 이 약물은 요추천자를 통해 경막내로 직접 주입하는 방식으로 시술 과정에서 심각한 합병증을 피하기 위해 투여 전후 환자의 상태를 철저히 평가해야 한다.

권장 용량은 1회당 100mg(15mL, 6.7mg/mL 농도)으로 초기에는 14일 간격으로 3회 투여하는 부하용량으로 진행한다. 이후부터는 28일마다 1회씩 투여하는 유지용량 단계로 전환된다.

투여 전에는 요추 천자 바늘을 이용해 뇌척수액 약 10mL를 제거한 뒤 1~3분 동안 경막 내로 약물을 주입하는 것이 권장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진정제가 필요할 수도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규제과학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전성·효과성이 충분히 확인된 치료제를 신속하게 심사허가해 환자의 치료 기회가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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