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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사회 실현은 첨단 기술력에 달려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첨단기술의 꽃인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다. AI는 군사·금융·의료·에너지 등 모든 산업의 혁신 동력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를 선점해야 미래의 지배적 국제 질서를 설계하는 위치에 설 수 있다.
이재명정부가 ‘글로벌 AI 3대 강국(G3)’ 달성을 목표로 5년간 AI 분야에 10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데는 최첨단 AI 기술 개발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옳은 방향이다. 영국 토터스 미디어 등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AI 개발 수준은 세계 6∼7위 정도다. 우리는 혁신성이 높고 디지털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여건을 갖고 있다. 반면 과제 또한 적지 않다. 인재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AI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운영 환경 조성, 윤리적인 AI 운용 체계 도입 등에 힘써야 한다.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컴퓨팅 인프라·데이터·인재 등 3박자에 투자해 AI 경쟁력을 제고해야 할 것이다. 이는 AI 주권 회복을 위한 소버린(Sovereign) AI로 귀결된다.
소버린 AI란 특정 국가나 조직이 자체적인 AI 기술, 데이터, 인프라 및 인력 등을 통해 독립적으로 AI를 개발하고 통제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다시 말해 이것은 외국 기업이나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구축한 데이터·알고리즘·인재·인프라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AI 체계, AI의 설계·훈련·배포·운영 등 전 과정에서 외부 영향력 없이 자율성을 유지할 수 있는 체계를 지칭한다.
이는 곧 외국 AI 기술과 인프라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데이터 주권과 기술적 자율성을 확보하고, 국가의 AI 주권을 강화해 글로벌 AI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AI의 영향력이 날로 커져 가는 지금 소버린 AI는 경제 주권, 산업 자율성, 문화 정체성, 국가 안보 등과 직결된다.
예를 들어 해외 기업이 제공하는 AI가 자국민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결과를 제공한다면 이는 실질적인 데이터 종속 상태를 의미하며 정책 결정이나 기업 전략에서 주체적 판단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최근 AI가 단순한 기술 도구를 넘어 사회적 규범과 문화를 내포하고 있음을 고려한다면 소버린 AI는 한국의 가치와 철학이 담긴 AI 개발에 크게 기여할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언어·역사·사회적 맥락을 반영한 AI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기술의 국산화를 넘어 디지털 시대의 문화적 자존과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는 일이기도 한다.
현재 미국은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메타, 앤트로픽 등 민간 주도의 AI 혁신을 통해 전 세계 AI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 주도의 전략적 투자와 정책 통제를 통해 자체 AI 생태계를 내재화하고 있다. 중국은 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 등 국내에서도 익숙한 기업들이 AI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AI를 둘러싼 기술 패권 경쟁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의 자율성·민주성·산업 지배력의 향방을 결정짓는 차세대 패권 전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데이터 의존과 서비스 종속, 기술 주도권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민간기업·연구소 등과 긴밀히 협력해 ‘AI G3’ 조기 달성을 추진하되 소버린 전략을 통해 AI 주권을 튼튼히 세우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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