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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에게 6200만 원대 고가 목걸이를 선물하며 사위의 고위직 인사를 청탁했다고 자수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2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이날 오후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9시58분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KT광화문빌딩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로 들어섰다. 이 회장은 “목걸이 선물과 사위 인사 청탁이 연관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조사는 약 7시간 동안 이어졌으며, 이 회장은 건강 문제로 조서 열람을 마치지 못한 채 오후 5시 퇴실했다. 특검은 추가 조사 일정을 조율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 회장이 제출한 자수서와 함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진품을 확보했다. 이는 김건희 여사가 2022년 6월 나토 정상회의 순방 당시 착용했던 목걸이로, 김 여사가 그동안 “20여 년 전 홍콩에서 구입한 가품”이라고 주장해온 내용과 배치된다. 이후 2022년 공직자 재산 신고 과정에서 6,200만 원대 목걸이가 누락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진품이 확인되자 증거 인멸 정황까지 불거졌다.
사위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조사
이 회장의 사위이자 검사 출신 변호사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2시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그는 2022년 6월 한덕수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임명된 바 있다. 임명 약 3개월 전, 이 회장이 김 여사에게 목걸이를 전달하며 인사 청탁을 했다는 정황과 맞물리면서 ‘청탁의 대가성 인사’ 의혹이 불거졌다. 특검은 박 전 실장을 상대로 청탁 사실 인지 여부, 인사 과정 개입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고가 장신구 선물 차원을 넘어, 사위의 고위직 임명과 직결된 ‘대가성 인사 청탁’, 즉 뇌물성 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집중 검토하고 있다. 이봉관 회장의 자수서와 실물 제출, 그리고 박 전 비서실장의 실제 임명 시점이 맞물리면서 필요할 경우 당시 총리였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직접 소환해 인사 과정 전반을 확인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특검은 수사 범위를 넓혀 김건희 여사 측근 전성배(일명 ‘건진법사’)의 공천 청탁 의혹과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을 동시에 추적하고 있다. 전 씨는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 상태에 있으며, 특검은 그를 통해 당시 권력 주변에서 오갔던 청탁 정황을 규명하려 하고 있다.
같은 날 오전에는 국토교통부 소속 김모 서기관의 자택과 원주지방국토관리청 등 5곳을 동시 압수수색했다. 이는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재임 시절,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이 당초 양서면에서 김건희 여사 일가 소유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 검토됐다는 특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절차다.
앞서 특검은 국토부 장관실, 한국도로공사 설계처, 사업 용역을 맡았던 동해종합기술공사와 경동엔지니어링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번 압수수색으로 당시 실무 책임자의 구체적 역할과 지시 체계를 확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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