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사업자 선정 또 표류… 7조원대 사업 1년 9개월째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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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 수의계약 추진했지만 민간위원 반대에 안건 철회
“상생협력 없는 밀어주기” 방사청 “30일 방추위서 결정”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16 16:52:33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방식 결정이 또다시 미뤄졌다. 방위사업청이 수의계약 방식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간위원 반대와 정치권 압박이 이어지면서 사업은 1년9개월째 표류 하고 있다.

방사청은 16일 기자단에 문자 공지를 통해 “KDDX 사업 추진 간 상생협력 방안에 대한 추가 검토를 위해 18일 열리는 제130회 방위사업 기획관리분과위원회(분과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1번함) 건조’를 수의계약으로 추진한다는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었지만, 일부 민간위원이 끝까지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아 만장일치 통과가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7조8000억 원을 들여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실전 배치하는 대형 국책 사업이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으며, 현재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단계에서 사업자 선정이 지연되고 있다. 당초 2024년 6월까지 방식을 확정할 예정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이상 분과위가 무산됐다.

방사청은 수의계약이 안정적인 전력화를 위한 최선의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기본설계 수행 업체가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까지 맡아온 관행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열린 기술자문위원회에서도 다수의 전문가가 수의계약 타당성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민간위원 일부는 “특정 업체 밀어주기” 논란과 상생협력 부족을 이유로 반대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의 시선도 곱지 않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죽기 아니면 살기의 양단간 결투 같은 방산 관행은 더 이상 안 된다”며 “협력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라”고 지적했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도 “국내 굴지의 업체들이 소송전만 벌이다 해외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방사청의 무책임을 비판했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더 이상 사업 추진을 미룰 이유가 없다”며 “분과위를 거쳐 오는 30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방추위를 주관하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의원 시절부터 수의계약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온 만큼,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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