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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가 감축 사업만 반영하고 배출 사업이나 적응 예산은 제외하는 한계가 드러나면서 국가 재정 전반을 포괄하는 기후예산시스템 개혁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에 국회 주요 의원들이 제도 개선과 입법 추진 의지를 밝히며 개편 논의에 힘을 싣고 있다.
국회와 기후재정포럼이 23일 공동 주최한 ‘기후예산시스템 개혁 방안 –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 중심으로’ 토론회에서 전문가와 의원들은 근본적 혁신 없이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2050 탄소중립 달성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 제도는 매년 기준이 달라 연도별 비교가 불가능하고 감축 사업만 대상으로 해 국가 재정이 기후에 미치는 총체적 효과를 알 수 없는 실정이다. 불평등과 재정 건전성까지 직결되는 기후 위기 대응에 재정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태호·강득구·김정호·오기형·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왕진·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등은 “기후 대응은 특정 부처가 아닌 전 부처의 공동 과제”라며 제도적 한계를 지적했다.
이들은 감축뿐 아니라 배출·적응까지 아우르는 종합적 기후예산제 도입을 위해 법 개정과 지침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가 큰 틀의 총액을 먼저 정하고 부처가 그 안에서 세부 예산을 편성하는 ‘탑다운 방식’ 즉 총액 배분 자율편성제 같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좌장은 채이배 전 의원이 맡았으며 발제자로는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토론에는 신동원 한국환경연구원 연구위원, 이성현 나라살림연구소 기획실장, 문인수 경상남도 기후대기과 파트장이 참여했다.
이상민 연구위원은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가 형식적 보고에 그쳐 효과가 미미하다며 △감축 사업만 반영해 배출 영향은 파악하지 못하는 점 △융자·보증 사업에서 통계 착시가 발생하는 점 △매년 기준이 달라 비교가 불가능한 점 등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EU처럼 모든 사업의 긍정·부정 효과를 평가하고 조세지출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동원 연구위원은 “배출 사업까지 포함하는 전면적 분석으로 단계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지방재정법·지방회계법 개정이 뒤따르지 않으면 지자체 확산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예산 단계에서 감축 효과를 예측하고 결산 단계에서 실적을 점검하는 선순환 구조 마련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이성현 기획실장은 “감축 예산은 늘었지만 총지출 대비 비중은 1.6% 내외”라며 “다배출 사업의 감축 방안을 포함해야 제도 본래 취지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장기 재정운용계획에 탄소중립 투자를 포함하고 부처별 감축 예산 비중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인수 파트장은 “사업 분류 기준이 불명확하고 검증 체계가 미흡해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실제 감축 효과가 있는 사업이 누락되거나 반대로 기후 연계성이 약한 사업이 과대 산정되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표준 지침 마련과 시민·전문가 참여 확대를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단순 보완을 넘어 국가 재정을 기후 대응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한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기후예산제가 현재 반쪽짜리 제도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하며 중앙과 지방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종합적 기후예산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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