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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7일부터 UAE·이집트·남아프리카공화국·튀르키예 4개국 순방에 나선다. 아시아·태평양 외교에 집중했던 올해 정상외교의 무게 중심이 중동·아프리카·글로벌 사우스로 옮겨가며, 한국의 전략 산업 외교가 새로운 확장 국면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순방의 첫 기착지는 UAE다. UAE는 2022년 한국산 천궁Ⅱ(M-SAM Block II)를 4조 원 규모로 도입한 국가로, 최근 KF-21 초음속 전투기 도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빈 방문을 앞둔 13일, 강훈식 비서실장이 전략경제협력특사 자격으로 아부다비에 먼저 도착해 방산 MOU 체결을 사전 조율했다.
UAE에서는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도 열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국내 주요 총수단이 대거 참석한다. 방산·인공지능·반도체·에너지·식품 기업 등 첨단 산업군이 모두 포함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대중동 경제특사단’으로 평가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국방·원전·에너지 중심의 협력에서 첨단기술·보건·문화예술로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9~21일 이집트를 공식 방문하며, 카이로대에서 중동·아프리카 구상을 담은 연설을 예정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순방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 대한 ‘실용 협력 패키지’ 제시를 추진하고 있다.
21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로 이동한 뒤 23일까지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서는 지속가능 성장, 기후 대응, 공정한 미래 등 3개 세션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올해만 G7(6월), UN총회(8월), 아세안·APEC 정상회의(10월)를 소화했으며, 이번 G20을 통해 올해의 다자외교 일정이 종결된다.
순방의 마지막 일정은 튀르키예 국빈 방문이다. 한국은 튀르키예와 방산·UAV(무인기)·재건 사업 등 협력을 확대하고 있어, 후속 프로젝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순방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재계 총수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후속 대응 방향을 논의하며 기업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정부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미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 도출 과정에 대해 “나쁜 상황을 피한 방어적 성과였다”며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관세 인상 우려와 관련해서는 “전 세계가 같은 조건을 겪는 상황이라 본질적 조건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신속한 적응이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정부가 R&D나 고위험 영역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방식도 가능하다”며 규제 완화 의지도 재확인했다. 다만 세제 완화에는 선을 그었다.
재계의 해외 투자 확대에 대해선 “가능한 한 비슷한 조건이라면 국내 투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해달라”며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협력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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