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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 국민의힘에 과연 수권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장동혁 대표의 국민의힘은 아직도 ‘탄핵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해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떼지 못해 안타깝다. 국민의힘은 시대정신 구현은 고사하고, 역사적 퇴행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난데없는 계엄 선포 자체도 황당무계하지만 여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기는커녕 계엄과 탄핵을 놓고 잘했네, 잘못했네 집안싸움을 하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딱하고 한심하기 짝이 없다.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국민의힘의 내부 갈등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계엄에 대한 대국민 사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등을 놓고 대립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대국민 사과를 주장해 온 초·재선 의원 20여 명은 최근 ‘장동혁 지도부’가 응답하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한 ‘당원 게시판 논란’의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고 맞대응을 예고했다.
‘당원 게시판 논란’은 지난해 한 전 대표의 가족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글을 당원 게시판에 올렸다는 의혹이다. 최근 장동혁 대표에게 ‘계엄 사과’를 요구하는 당내 인사들 중에는 친한계가 여럿 포함돼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게시판’ 조사는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이 요구해왔던 것”이라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면전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들은 최근 장동혁 대표 노선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당내에 비상계엄에 사과해야 한다는 분들이 더 많이 계신다며 당 지도부가 나서지 않으면 집단으로 국민의힘이 나아갈 방향, 지난날의 성찰을 위한 메시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함께할 의원이 영남 지역구 의원을 제외하고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과할 것은 사과하는 게 정치 도리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헌법을 존중하는 것이 보수의 정신이다. 그걸 무너뜨린 비상계엄에 사과하는 것은 논쟁 대상일 수 없다. 당 지도부는 보수 재건의 중차대한 순간에 처해 있음을 직시하길 당부한다.
장동혁 대표는 섣불리 계엄에 사과한다면, 민주당의 ‘내란 정당’ 역공세에 말려들 수 있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하고, 황교안 전 총리가 내란 선동 혐의로 긴급 체포됐을 당시 상황에 대해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며 당원들의 단결을 호소한 것이지만 “우리가 황교안이다”는 따위의 언동이야말로 여당은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을 받았다.
이처럼 ‘윤 어게인’ 식 국민의힘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민주당이 대승하는 길을 열고 스스로 소멸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오죽하면 대표적 보수논객 조갑제 씨 같은 이는 “한덕수 전 총리에게 15년형 구형을 시작으로, 내년 지방선거 직전까지 내란 관련 재판 선고가 이어지면서 윤석열과 윤 어게인은 내란 세력으로 규정돼 역사 속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것”이라며 “헌법재판소가 아닌 선거에 의해 국민의힘이 해산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직격하고 나섰겠는가.
사리가 이러함에도 불법적 12.3 계엄을 옹호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정 지역에 기대어 차기 정권 재창출은 안중에 없고 지역정당 소속 금배지 유지에만 속셈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국민의힘이 국민 신뢰를 다시 찾기 위해선 ‘극우’를 벗어나 온건‧합리에 바탕한 개혁적 보수의 길을 걸어야 중도층이 돌아오고, 수권 희망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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