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농협의 독특한 지배구조
NH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의 100% 자회사로, 회장 선임을 비롯한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중앙회의 입김이 작용하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금융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가 주요 보직에 오르거나, 전문 경영인의 경우 독립적인 판단과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동안 농협금융지주 회장직엔 주로 관료 출신의 인사가 임명되는 일이 반복되었다. 이는 ‘낙하산 인사’ 논란과 함께 전문적인 역량을 지닌 내부 인사의 승진·성장을 가로막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농협의 금융기관으로서의 전문성 또한 약화시킨 측면이 없지 않다.
게다가 농협금융지주의 회장은 임기가 2년으로 장기적인 계획이나 전략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비전을 가지고 역량을 펼치기보다 ‘반짝 성과’에 치중하거나 적당히 조직에 순응하는 ‘보신주의적’ 행보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만년 꼴찌’의 꼬리표 어떻게 뗄까
농협금융지주는 수익성 지표나 자산 규모에서 국내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중 5위, 그것도 어쩌다가 한 번이 아니라 ‘만년 5위’라는 명예롭지 못한 꼬리표가 붙어 다닌다.
농협금융지주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딜레마는 전체 수익에서 NH농협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며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이다. 다른 금융지주들이 증권·보험 분야에 대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동안 농협금융지주는 제자리에 머물러 스스로 한계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지난 5년간의 연도별 실적을 보면 2024년에는 지난 2년간의 부진을 딛고 이석준 전 회장의 지휘 아래 NH농협생명과 NH투자증권의 성과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1.4% 증가하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러한 역대급 성과에도 잇따른 금융사고와 인사 문제를 둘러싼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과의 갈등 등의 이유로 이석준 전 회장은 연임되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본인이 연임 의사를 철회했다.
사법 리스크 안은 강 회장과의 동행
NH농협금융지주의 가장 큰 문제로는 독특한 지배구조, 비은행권 포트폴리오 부재와 함께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사법리스크가 꼽힌다. 강 회장은 △1억 원대 금품 수수와 이와 관련한 인사청탁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NH농협생명 판촉물 거래 과정에서 조성된 비자금 5억 원이 강 회장 측에 전달되었다는 내부 제보로 현재 금융감독원에서 현장 검사에 착수하는 등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는 NH농협 전체의 리더십 위기 및 경영 불확실성으로 연결되며 올해 2월 강호동 회장의 적극적인 지지로 선임된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에게도 걸림돌로 작용할 변수가 크다.
“고객 신뢰 없이 금융회사의 미래는 없다”
이것은 취임 직후 취임식 대신 고객센터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한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말이다. 풀어야 할 난제가 쌓여 있지만 주변에선 ‘꼼꼼한 정책통’인 이 회장이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갈 것이라 믿고 있다. 이 회장은 화려한 개혁보다는 내실과 안정을 중시하는 전략가로, 현재 NH농협이 처해 있는 복잡한 환경을 극복하고 향후 성장을 이끌 것이라 기대받고 있다.
취임 이후 이 회장은 내부통제 강화와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NH농협이 안고 있는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 고객과 일반 여론 층의 신뢰 회복을 위해 관행적 내부 감사 수준을 넘어 외부 전문가 집단을 투입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 및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점검 대상 또한 금융 영역을 넘어 용역 계약까지 확대해 들여다보는 등 역대급의 내부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이 회장은 금융의 미래 경쟁력으로 정보기술(IT) 기반 인공지능전환(AX)과 정보보호·보안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과 맞닿아 있다.
영덕 출신 ‘실사구시형’ 인재
이 회장은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이후 서울대 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고미국 예일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공부를 마치고 1987년 제31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을 거쳤으며,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과 금융정책국장 등 금융 정책 관련 핵심 보직을 역임했다.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내며 금융 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의 폭을 넓히는 한편 NH농협금융지주의 비상임이사를 지내 농협 내부 사정에도 비교적 밝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카카오뱅크 대표를 지낸 이용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동생, 이선기 전 경제기획원 차관의 사위로 본인 자신은 물론이고 뛰어난 금융·경제통 인사들을 가족으로 둔 보기 드문 케이스다.
정치색 없는 최장수 차관보
이 회장의 장점이자 특징은 정치색에 좌우되는 일 없이 할 일을 해 온 인재라는 점이다. 공직 생활을 시작한 이후 기획재정부 미래사회정책국장, 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등 정책 실무의 요직을 두루 거쳐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6년 기획재정부 차관보에 임명되었다.
이후 문재인정부에서도 기재부 차관보로서 문 정부 초기 경제 정책의 방향을 잡았다. 일자리·자영업자 대책 등 소득주도 성장과 각종 부동산 대책 등 경제 관련 거의 모든 굵직굵직한 종합대책들이 그의 주도로 만들어진 것이다.
원조 부촌의 위상 되찾는다, 이촌동 신동아아파트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2015년 4월, 용산구 이촌동 신동아아파트 공급면적 151.94㎡(46평), 전용면적 140.81㎡(43평) 한 호실을 11억9000만 원에 매입했다.
1984년, 최고 13층, 15개 동, 1326가구 규모로 지어진 구축으로 전용률이 무려 93%이며 용산구의 아파트 단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주소지는 용산구 서빙고동이지만 이촌동 생활권에 속해 있어 일반적으로 ‘이촌동 신동아 아파트’로 불린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유일한 한강변 주거지로 꼽히는 이촌동 신동아 아파트는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추진 중이며 조합설립인가와 건축설계사무소 선정을 마치고 49층, 1903세대로 추진이 확정되었다.
트리플 조망에 ‘용산국제업무지구’ 수혜 단지
건축설계 용역사로 선정된 해안건축은 3만 평에 달하는 넓은 단지 마당(조경 면적)과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하고, 전 세대 한강과 남산·용산공원을 조망할 수 있는 설계가 가능하다고 밝혀 향후 경관특화 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경의중앙선 서빙고역이 도보 3∼5분의 초역세권이고, 강변북로 접근 지점 확대 등을 통해 교통 등 생활 환경도 더욱 좋아진다.
또한 현재 착공 단계에 들어간 용산 국제업무지구가 완공되면 신동아 아파트는 지역 가치 상승, 인프라 확충, 미래 가치 증대라는 막대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동아 아파트는 전매 제한이 풀렸다고?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 내 재건축 사업장은 조합설립인가 이후부터 조합원 지위를 사고팔 수 없게 되었다. 설령 재건축 대상인 집을 매수해도 소유할 수 있을 뿐 조합원 자격을 승계받지 못해 결과적으로 서울 시내 모든 재건축 단지가 전매 제한이라는 규제에 묶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사업 지연 △1세대 1주택에 ‘10년 보유·5년 거주’ 요건 충족 시 조합원 지위 양도가 허용되는데 신동아 아파트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후 2년 이상 착공하지 못해 ‘사업 지연’으로 전매 제한이 풀리게 되었다.
신동아 재건축 단지…‘규제 틈새시장’
서울 시내 재건축 단지는 조합설립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승계가 되지 않아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하다. 반면에 전매 제한이 풀린 신동아아파트엔 재건축 투자에 관심 있는 현금 자산가들의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전매 제한이 풀렸다는 것은 사업 진행 중에도 주택을 매도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유동성이 보장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아파트와 같은 공급면적 151.94㎡(46평)형의 경우 올해 9월 39억 원에 거래가 있었는데, 현재 50억 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