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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글로벌 선도국으로 올라서기 위해선 연구개발 못지않게 첨단 제조와 품질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회장 노연홍)는 창립 80주년 특별기획으로 ‘K-Pharma, 제조혁신 전략’ 을 주제로 한 정책보고서(KPBMA Brief)를 발간했다고 7 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은 2024년 기준 32조원을 넘어섰고 바이오의약품 생산액도 처음으로 6조원대를 기록했다. 의약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28.2% 증가한 12조6천여억원으로 3년 만에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
박영준 의약품제조혁신학회장(아주대학교 교수)은 특별기고에서 지금까지의 제네릭 중심 빠른 추격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전통적 배치 생산을 넘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로봇을 결합한 디지털 제조혁신이 K-Pharma 도약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 인더스트리 4.0 개념을 의약품에 접목한 파마 4.0과 인간 중심·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바이오 5.0을 언급하며, 미국과 유럽연합, 중국 등이 제조기술을 국가 안보와 기술주권의 핵심으로 보고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제조 패러다임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협회 정책본부의 정 윤 PL은 회원사 45개 기업 61개 공장을 대상으로 제조·품질 혁신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사적 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인프라는 일정 수준 구축됐지만 기업 규모에 따른 디지털 전환 격차가 뚜렷했다고 분석했다.
대기업은 공장 자동화와 품질·데이터 관리 시스템 도입이 비교적 진척됐지만 중견·중소기업은 고도화 시스템이 부족하고, IoT 센서와 제조 빅데이터 분석, AI 기반 품질 예측 같은 스마트 제조 기술도 전반적으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공장 자동화를 추진한 기업들은 품질 일관성 확보와 인적 오류 감소 효과를 체감했지만 설비 투자비 부담이 가장 큰 애로로 꼽혔고, 서로 다른 시스템 간 연계 어려움과 운영 인력 부족, 데이터 완전성 요건 강화에 따른 규제 부담도 주요 장애요인으로 나타났다.
연속제조공정 도입은 관심에 비해 실제 확산은 제한적이었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일반적인 국내 생산 구조상 소수 품목만 연속공정 도입 효과가 크고, 기존 배치 공정과의 호환성 부족, 설비 전환과 재평가 비용, 실시간 품질관리 기준의 불명확성이 도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QbD(Quality by Design) 기반 개발 경험 역시 대기업 일부에 머물렀고 중견·중소기업 상당수는 도입 경험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개발 기간과 비용 증가에 비해 약가 등 보상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아 기업이 QbD 전면 도입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향후 3년 투자 계획을 보면 공장 자동화율 향상에는 응답 공장 가운데 80% 이상이 예산 투입 의사를 밝혀 단기 과제로 선택된 반면, 연속제조와 QbD 전면 도입은 구체적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60%를 넘는 등 중장기 과제로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종근당 천안공장과 이연제약 충주공장의 스마트공장 구축 사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MES 기반 바이오 제조 운영 전략 등을 케이스스터디로 제시하며, 실제 현장에서 공정·품질 데이터를 통합하고 자동화를 확대한 경험이 향후 산업 전반에 확산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조 혁신 전략 파트에서는 소진언 LG화학 생명과학본부 연구개발 부문장과 이삼수 하나제약 사장 등이 제약산업 제조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한 의약품 제조 혁신 전략과 품질 분야 혁신 방향을 제시하며, 글로벌 규제 수준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설비·품질 투자와 데이터 기반 운영체계 전환을 주문했다.
이슈진단 파트에서는 ▲원료의약품 동향 및 지원 방안(윤지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 ▲의약품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제도의 개정(김지희 변호사) ▲R&D 투자 지속을 위한 예측 가능한 약가관리 제도(안정훈 이화여자대학교 융합보건학과 교수) ▲ 제네릭 의약품과 개량신약의 가치 재조명(최윤희 법무법인 태평양 전문위원) 등의 내용이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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