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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이 극심해도 경제는 제대로 돌아가야 한다. 그 기본은 고용이다. 고용 창출을 위한 선제적인 정책과 재정투자는 상수(常數)로서 필요하다. 현시점 미래 주역 청년 일자리 증대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 10명 중 3명 정도만이 적극적인 구직 활동을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4학년 재학생 또는 졸업자(유예·예정 포함) 10명 중 6명(60.5%)은 구직 기대가 낮은 '소극적 구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극적 구직'이란 실질적 취업 준비나 계획 없이 채용공고를 탐색하고 경험 삼아 지원하거나, 거의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 등을 의미한다.
적극적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가 주목된다. 자신의 역량·기술·지식 부족에 따른 추가 준비(37.5%), 구직 활동을 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 같아서(22.0%), 전공 또는 관심 분야의 일자리 부족(16.2%), 적합한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을 갖춘 일자리 부족(13.6%) 등이다. ‘질 좋은 일자리 부족’이 과제로 재확인된 셈이다.
이는 최근 한국은행의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와 궤를 같이 한다. 지난해 3분기 33만6000명이었던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올해 같은 기간 42만2000명으로 25.4% 증가한 게 뒷받침하고 있다.
청년 대졸자의 취업이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로 전공과 일자리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볍게 볼 수 없다. 우리나라 전공과 직업 간 불일치율은 52%로 나타났다. 대학 정원 규제 완화를 통해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의 적시 공급이 이뤄지는 선순환이 요청되는 대목이다.
이처럼 저조한 청년 고용률의 주된 원인은 무엇일까.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와 인력 수급 불일치, 우리 경제의 고용 창출력 저하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기업 노조, 이른바 귀족노조의 노멘클라투라(특권적 지위)는 일반 해고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할 정도로 경직된 기득권에 기생하고 있다.
고용 규제와 강성 노조의 과도한 요구로 대기업과 정규직이 높은 임금과 고용 안정을 누리면서 청년층이 노동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노조가 있는 300인 이상 사업장 정규직의 월 임금이 비정규직 월 임금의 2.8배 수준이다. 경총은 근속연수 30년 차와 1년 차의 임금수준 차이가 유럽연합(EU) 국가 평균(1.65배)보다 높은 3배에 이르는 상황에서 정년 연령을 60세로 의무화하면서 청년 고용이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청년실업은 우리 사회가 결코 간과해선 안 될 문제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 있다. 정부와 기업이 복합불황기에 좋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정책은 하나를 추진해도 장기적으로 작동 가능하고, 시장 친화적이어야 할 것이다.
이재명정부는 청년 고용을 위해 효과가 불확실한 이벤트성 사업보다 청년들에게 만족도가 높은 정책들을 선별해 집중 지원·육성하길 바란다. 물론 근본 대책은 경제 활성화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증대에서 찾아야 한다.
미래 유망 먹거리인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게 첨단산업으로의 신속한 사업전환과 연구개발 지원 등을 통해 청년 대졸자들이 취업하고 싶어 하는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당국의 정책 마련이 긴요하다. 신성장 동력은 정보기술(IT)·반도체·디지털디바이스·지식재산권 등 유연하고 창의적인 기반에서 창출되기에 정부가 이런 분야에 규제 완화를 적극 추진해 지속적으로 인력 수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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