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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동원에프앤비의 대리점 거래 관행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22일 밝혔다. 냉장·냉동 장비 임대 및 광고판촉 장비 지원 과정에서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에 과도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켰다는 판단이다.
공정위는 동원에프앤비가 대리점에 냉장고와 냉동고 등 장비를 임대하거나 광고물이 부착된 장비를 지원하면서, 장비가 훼손·분실될 경우 사용기간이나 감가상각을 고려하지 않고 구입가액 전액 또는 광고비 전액을 배상하도록 한 행위에 대해 대리점법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행위금지명령과 해당 사실을 대리점에 통지하도록 하는 명령을 포함한다.
동원에프앤비는 2016년 6월부터 유제품과 냉동식품 등을 취급하는 대리점과 냉장·냉동 장비 임대 계약을 체결해 왔다. 계약서에는 대리점의 귀책으로 장비가 훼손되거나 분실될 경우, 사용기간이나 감가상각 여부와 관계없이 장비 구입가액 전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공정위는 이 같은 조건이 대리점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하는 불이익 제공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광고판촉 계약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견됐다. 대리점이 냉장·냉동 장비를 구입할 경우, 해당 장비에 동원에프앤비의 브랜드 광고물을 부착하는 조건으로 광고비 명목의 지원을 받았는데, 장비나 광고물이 훼손·분실되거나 광고물 수리를 제때 하지 않을 경우 이미 경과한 광고기간과 관계없이 광고비 전액을 반환하도록 약정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 역시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에 불리한 조건을 설정한 행위로 봤다.
공정위는 해당 행위가 2016년 말 이전에는 구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하고, 이후에는 대리점법 제9조의 불이익 제공행위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장비의 사용기간이나 광고기간이 상당 부분 경과했음에도 모든 책임을 대리점에 전가하는 계약 구조는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공정위는 동원에프앤비가 해당 계약 조항을 근거로 실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조사 과정에서 회사가 법 위반 사실을 인지한 뒤 문제 조항을 삭제·수정하고 대리점들과 변경 계약을 체결하는 등 자진 시정에 나선 점을 고려해 과징금 대신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이번 조치는 식품 제조·판매 본사가 대리점과의 거래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장비 관련 비용과 위험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관행에 제동을 건 사례로 평가된다. 공정위는 대리점주와 같은 경제적 약자의 부담을 키우는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급업자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대리점에 불이익을 주는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동일한 위반이 재발하지 않도록 엄정하게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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