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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을 진행 중인 고려아연과 영풍·MBK가 미국 아연 제련소 합작 법인 설립과 관련해 법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내년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양측의 여론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17일 법원에 재판 기록 열람 등에 대한 제한을 신청했다.
고려아연의 열람 제한 신청은 현재 고려아연이 진행 중인 크루시블 합작 법인(JV)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국 테네시 주에 총 11조 원 규모의 제련소 건설을 위한 공동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 및 전략투자자와 함께 설립하는 합작법인 크루시블 JV가 문제가 됐다.
크루시블 JV가 고려아연이 진행하는 제3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10.3%의 지분을 확보하고 2조8578억 원의 신주 인수 대금을 지급한다. 고려아연은 신주 인수 대금과 직접 투자금을 합친 3조7105억 원을 크루시블 홀딩스에 투자한다. 또한 크루시블 JV가 미국 정부와 JP 모건에서 보조금과 차입금 형태로 조달하는 사업비 7조2123억 원에 대해 고려아연이 연대보증을 선다.
크루시블 JV가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한다면 현재 영풍·MBK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진행 중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크루시블 JV가 고려아연 지분 10%를 확보해 최윤범 회장 측 우호 지분이 된다면 영풍·MBK 연합이 42.1%를 확보하고 최윤범 회장 측이 40.37%를 확보해 지분율 격차가 줄어든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예정된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지분율이 앞서는 영풍·MBK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크루시블 JV의 지분 획득으로 구도가 바뀌게 된다.
영풍·MBK파트너스는 크루시블 JV 설립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설계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주주가치 훼손 및 재무안전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MBK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가처분 신청의 결과는 이번 주 내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 측은 미국 제련소 건설이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미국 정부와 협력하며 진행하는 전략적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합작법인 설립과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이 외부 유출이 금지된 비공개 자료라는 점을 지적하며 현재 고려아연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직 중인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을 영업비밀 누설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은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에 대한 관심은 안중에 없이 하루빨리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장악하는 데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영풍·MBK가 고려아연을 적대적 M&A 대상으로만 바라보면서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를 폄하하고 왜곡된 주장을 편다면 결국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주주 이익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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