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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추가 요금이 붙거나 계약 해지가 까다로운 등 일부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넷플릭스, 챗GPT 등 구독형 서비스 이용이 일상화된 가운데, 사업자와 소비자 간 정보 차이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구독경제와 소비자 이슈 정책보고서’를 29일 발간했다. 이번 조사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음원, 전자책·오디오, 인공지능(AI)·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멤버십 등 6개 디지털 기반 구독서비스 이용자 중 해당 서비스에서 소비자 문제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계정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자 기준으로 보면, 소비자 문제 경험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OTT 서비스로 69.6%였다. 이어 멤버십 서비스(58.4%), 음원 서비스(44.6%), 소프트웨어 구독서비스(33.5%), 전자책·오디오 서비스(29.8%), AI·클라우드 서비스(24.2%) 순이었다.
계약 전 단계에서는 ‘결제 단계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는 응답이 38.5%로 가장 많았고, ‘거래 관련 정보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29.8%로 뒤를 이었다. 기본요금 외에 개별 구매해야 하는 항목이 존재하거나,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금액만 표시돼 실제 결제 금액과 차이가 발생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연구원은 소비자가 실제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가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계약 전 계약 내용과 서비스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거래 성격 75.3%, 계약 조건 60.0%, 상품·서비스 내용 59.4%로 나타났으나, 계약 조건과 서비스 내용에 대한 이해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계약 이행·갱신 단계에서는 ‘계약내용 변경 관련 고지 미흡’(25.3%), ‘품질 불만족’(22.7%), ‘사전 동의 없는 계약내용 변경’(21.4%)이 주요 문제로 꼽혔다. 소비자 문제 경험자의 85.8%는 계약 내용이 변경된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 가운데 76.0%는 변경 내용이 소비자에게 불리한 방향이었다고 응답했다. 한편 구독서비스를 운영하는 사업자에게 정보 제공 수준을 질의한 결과 대부분의 사업자가 비교적 높은 수준이라고 응답한 바, 연구원은 소비자와 사업자 간 인식 격차가 있다고 평가했다.
계약 변경에 대해 사전 고지를 받지 못했다는 응답도 9.3%이었다. 연구원은 특히 AI·클라우드 서비스의 경우 계약 갱신률이 95.1%로 높고, 서비스가 불리하게 변경되더라도 대체제를 찾지 못해 이를 감수하고 이용에 동의한 비율이 52.0%에 달해 소비자 권리 침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지 단계에서는 절차의 복잡성이 가장 큰 문제로 드러났다. ‘해지 방법을 찾기 어렵거나 절차가 까다롭다’는 응답이 37.5%로 가장 많았고, 해지 버튼을 눈에 띄지 않게 배치하거나 반복적인 안내로 해지를 지연시키는 이른바 ‘해지 방해’가 26.0%로 뒤를 이었다.
일부 소비자는 서비스 중도해지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사업자가 잔여 기간을 환불하지 않고 계약 만료 시점까지 서비스를 유지했다고 보고했다. 연구원은 중도해지를 위해 고객센터나 별도 홈페이지를 통해야 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리지 않아 과징금이 부과된 선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문제 발생 시 대응 행동으로는 ‘구독서비스 사업자에게 직접 연락했다’는 응답이 53.1%로 가장 많았으나, 13.5%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해결하지 못한 이유로는 ‘소액이라 귀찮아서’, ‘직접적인 피해가 없어서’, ‘해결 방법을 몰라서’ 등이 주로 꼽혔다.
공정위는 코로나19를 거치며 비대면 거래 선호가 뚜렷해지고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구독서비스 이용이 급격히 늘어난 반면, 정보비대칭 심화와 다크패턴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표시 요금과 실제 결제 금액이 다른 문제나 복잡한 해지 절차는 지난 2월 시행된 개정 전자상거래법에서 다크패턴 규제 조항을 도입해 규율하고 있으나, 조사 시점이 법 시행 직후여서 소비자가 제도 효과를 충분히 체감하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공정위는 시장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가격 총액 표시와 손쉬운 해지 절차 등에 대해 사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교육·홍보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제한 구독서비스 특성상 일부 소비자들이 단기간 집중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체리피킹’ 등 사업자들의 우려를 고려해, 소비자 보호와 사업자 부담 간 균형을 갖춘 규율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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