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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신도시로 지정된 평촌신도시 내 국내 최대 학원 밀집지역이 있다. 이곳에는 초·중·고·대학생을 중심으로 수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객단가가 저렴해 학원수의 감소에도 일정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경기도 안양시 평촌역과 범계역 사이 국내 최대 학원가인 ‘평촌 학원가’가 형성돼 있다. 평촌대로를 중심으로 귀인동과 신촌동으로 나뉘는데, 양쪽 대로변에는 각각 15개 이상 빌딩이 줄지어 있다. 그리고 빌딩에는 적게는 십여 개부터 많게는 수십 개의 학원이 성업중이었다. 학원 간판은 구분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빼곡하게 빌딩 외부에 노출돼 있었다.
학원은 국어, 영어, 수학 등 단과학원부터 종합학원, 미술·음악 전문학원, 공부방, 교습소까지 다양했다. 밤 10시가 되면 각 학원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동시에 쏟아져 나와 일대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었다.
학원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인근에 귀인초·중학교, 평촌중학교, 범계중학교 등 초·중·고등학교가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귀인중학교가 명문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학원가 주변으로 이사를 오려는 학부모가 한둘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 눈높이 맞춘 가격…객단가 낮은 대신 박리다매 전략
학원들이 빼곡하게 들어 선 빌딩의 저층부에 있는 점포에는 주로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저렴한 음식점이 입점해 있었다. 김밥이나 떡볶이 등을 파는 분식집이 많고, 최근에는 츄러스, 밥버거, 파이 등 색다른 메뉴를 파는 가게들이 느는 추세다. 학원가 상권임에도 대부분 점포에서는 시간대에 상관없이 손님이 이어지고 있었다.
3년 전 대로변 빌딩 한쪽에 문을 연 ‘봉구스 밥버거’ 대표는 “학생들이 학교를 마치고 학원으로 오는 오후 5시부터 7시까지가 황금시간대이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놓지 않으면 감당하기가 어렵다”며 “자라는 학생에게 저렴하면서 건강한 밥을 챙겨줄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그는 “방학, 주말, 평일 매출이 다 달라 일정하지 않다”며 “최근 학원들이 줄어들면서 점점 매출상승률이 둔화되는 상태다”고 말했다.
▲ 학원이 끝마치는 시간대에는 초·중·고등학생들이 시간대별로 쏟아져 나와 대로변은 주차장을 방불케한다. 이 시간대에는 신호체계가 무의미해 교통경찰이 출동해 지도하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스카이데일리
이곳에서 파는 밥버거, 츄러스 등 식·음료의 객단가는 2000원에서 3000원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박리다매 전략으로 일정 정도 매출을 내고 있었다. 학생수가 과거에 비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이 많아 점포운영이 아주 어렵지는 않다는 것이 상인들의 전언이다.
개성만점 개인 커피숍…저렴한 가격·Take out으로 승부
평촌 학원가는 안양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포함해 안산, 수원 등 인근 도시의 학생들까지 흡수하며 유명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강남, 목동 등에도 유명한 학원가가 있기는 하지만 이곳까지는 통학거리가 길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학생들은 평촌 학원가를 선호하는 편이다.
인근 학원에 다니는 한 학생은 “학원 수업 시간 전까지는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며 공부를 하는 편이다”며 “보통 두 세 시간 정도 카페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커피숍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이는 강남 학원가 주변 커피 전문점에서 볼 수 있는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평촌 학원가에는 커피 전문점이 늘어나는 추세였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은 대부분 40평 내외로 큰 규모로 입점해 있고, 개인 커피숍의 10~20평 규모에 많지 않은 테이블을 두고 있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한 사람당 머무는 시간이 길어 테이블 회전율이 낮다. 반면 개인 커피숍은 저렴한 가격을 내새워 박리다매로 학생들의 발길을 끌었다. 특히 회전율이 빠른 take out 판매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월매출을 떠받치고 있는 구조였다.
규모가 작아 Take out손님이 주를 이루고 있는 ‘Peggy Pie’는 가족경영으로 인건비를 줄이고, 점포의 규모를 최소화해 수익을 내고 있었다.
수제 타르트를 주 메뉴로 하는 ‘Peggy Pie’ 대표는 “현재 매출액 대비 순 이익이 약 30% 정도 수준이다”며 “음료의 매출이 더 높아져야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 강렬한 단색으로 포인트를 줘 학생들의 눈길을 끈다. 저렴한 가격대로 학생들을 끌어들여 일정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학원가에는 ‘개성’있는 점포들이 입점하고 있었다. 비록 저렴한 가격의 메뉴를 팔기는 하지만 ‘싸구려’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히려 인테리어에 심혈을 기울인 점포들이 눈에 띄었다. 빌딩 전면에 강렬한 단색으로 포인트를 주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으로 학생들의 관심을 끄는 점포들이 생기고 있었다.
신촌동 대로변 인근에 위치한 제일 부동산 유서일 대표는 “학원가는 원래 불경기가 없는 곳이었는데,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문을 닫은 학원이 과거에 비해 늘어났다”며 “최근 학원의 임대료와 빌딩 내 구분상가 임대료를 깎아 주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그는 빌딩 내 구분 상가의 경우 “대로변은 귀인동 방면의 구분상가 월세와 큰 차이가 없다”며 “그러나 이면도로의 10~20평 규모 상가는 과거에는 보증금 5000~6000만원에 월세 17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보증금 1500~2000만원이며 월세 120만원 수준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근 S 부동산 관계자는 “대로변에 가까울수록 월세가 높아져 대로변 약 10~15평 규모의 상가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50만원 수준이다”며 “권리금은 없는 경우도 있고, 있는 곳은 2000만원 수준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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