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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논현동에 한 호텔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호텔의 이름은 K호텔로, 최근 이 호텔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K호텔은 지난해 1월 14일 착공해 오는 11월 완공예정인데, 이 호텔을 운영할 곳이 바로 코오롱그룹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사진은 경기 과천에 위치한 코오롱 본사. ⓒ스카이데일리
지난 27일 개통된 9호선 언주역 1번 출구에서 불과 120여m 떨어진 곳에서는 1년 넘게 고층건물 신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코오롱그룹 소유인 이 건물의 이름은 ‘K호텔’이다.
지난 2013년 코오롱그룹 계열사 엠오디와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K호텔이 지어지고 있는 논현동 대지 지분을 각각 75억원씩 총 150억원을 주고 매입한 후 기존 건물을 헐고 새 건물을 올리는 중이다.
지하 3층~지상 17층 규모의 K호텔은 대지면적은 605.3㎡(약 183평), 연면적은 5990㎡(약 1812평)다. 시공사는 코오롱글로벌이 맡아 지난해 1월 14일 착공했으며 오는 11월 13일 완공 예정이다.
▲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이 호텔을 바라보는 주변 시선이 그리 곱지 않다. 호텔 소유주와 시공사가 지난해 2월 전 국민을 충격 속에 빠뜨린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와 밀접한 관련을 지니기 때문이다.
콘도미니엄 및 호텔 운영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엠오디는 붕괴사고로 10명의 사망자와 103명의 부상자를 낸 마우나오션리조트의 운영을 담당했던 곳이다. 또한 지난달 14일 이산화탄소 누출로 1명의 사망자와 6명의 부상자를 발생시킨 경주 코오롱호텔의 운영주체이기도 하다. 코오롱글로벌은 마우나오션리조트의 시공사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로 지난해 9월 체육관 설계·시공·감리·관리 책임자 13명 모두에게 금고 이상의 실형이 선고됐으나, 정작 운영사인 엠오디와 시공사인 코오롱글로벌 대표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또한 엠오디와 코오롱글로벌에게도 별다른 제재가 가해지지 않아 안전불감증에 대한 법적 문책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 업계에서는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사진)이 잇단 사고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 할 안전대책은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호텔사업 확장에 욕심만 부리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뉴시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솜방망이 처벌이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가 벌어진지 1년도 안 돼 코오롱호텔에서 또 다시 안전사고가 발생하게 된 배경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오롱그룹이 운영하는 숙박시설에서 1년 사이 2번의 인명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이용객들의 불안감이 증폭돼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까닭으로 논현동에 들어서는 K호텔도 안전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웅열 회장, 연이은 인명사고와 실적 악화 속에서도 호텔사업 확장
금감원 전자공시를 살펴보면 지난해 엠오디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영업이익은 전년(46억원) 대비 26.1% 감소한 34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도 83억원의 손실을 내며 전년(38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높은 내부거래 의존도도 문제다. 엠오디의 최근 3년간 매출과 내부거래액은 △2012년 646억원·278억원(내부거래율 43.0)% △2013년 742억원·311억원(41.9%) △2014년 785억원·331억원(42.2%)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부 실적은 “‘안방’에서 쉽게 매출이 나오다보니 안전에 대한 경각심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비난의 화살은 이웅열 코오롱 회장에게로 향하는 모양새다. 호텔사업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도 서울 강남 한복판에 대형호텔을 신축하는 등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호텔사업이 전반적으로 각종 구설수와 실적악화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에도 이 회장은 사업 확장에만 욕심을 부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 코오롱호텔 운영 및 빌딩 경영사업을 영위하는 코오롱그룹 계열사 엠오디는 새 호텔(K호텔)을 짓기 위해 지난 2013년 서울 논현동에 부지를 매입했다. 시공사는 코오롱글로벌로 지난 2014년 1월14일 착공해 현재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지하 3층~지상 17층, 연면적 5990㎡(약 1812평)다. 이 호텔의 지분은 엠오디와 코오롱패션머티리얼주식회사가 절반씩 보유하고 있으며 오는 11월13일 완공 예정이다. 사진은 K호텔 건설현장. ⓒ스카이데일리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도 “마우나리조트 사고 당시에는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유족에게 사죄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던 이 회장이 코오롱호텔 가스 누출사고 때는 코빼기도 비치치 않았다”며 “여론의 비판 경중에 따른 보여주기식 행태보다는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내놔야 안전불감증 논란에서 그나마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한편 K호텔 신축과 관련, 코오롱 측은 과거 발생했던 사건과 결부시키는 일각의 시선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마우나리조트와 코오롱호텔이 사고가 난 것과 논현동 K호텔 신축공사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오히려 따진 뒤 “내부적으로는 안전대책이 마련돼 있지만 우리가 꼭 외부에 이를 알려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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