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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인근에 독특한 모습의 쇼핑몰이 문을 열었다. 컨테이너 쇼핑몰 ‘커먼그라운드’였다.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선보인 팝업 컨테이너 쇼핑몰이며 크기만 따졌을 때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곳에 있는 컨테이너만 200개가량이다. 이곳의 운영방식인 ‘팝업 몰’은 전통적인 ‘5일장’과 유사하다. 특정 기간 혹은 시간에 장이 열렸다가 이내 닫히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된 방식의 쇼핑몰을 운영하는 곳은 코오롱그룹이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유통업 진출과 함께 선보인 새로운 플랫폼의 쇼핑몰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2009년 말 ‘코오롱’의 지주사 전환에 따른 주요 사업부문 분할 과정에서 생겨났다. 사실상 코오롱이 영위해 온 핵심 사업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분할 후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꾸준한 매출실적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는 등 효율성이 떨어지는 성적표를 받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최근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젊은 임원’이 등장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 이규호 상무보다. 30대 초반의 이 상무보는 입사 4년 만에 임원 반열에 오르게 됐다. 창업주 4세인 이 상무보는 ‘장자승계원칙’에 따라 후계자로 낙점 받은 ‘준비된 황태자’라고 업계는 칭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코오롱그룹과 이규호 상무보를 ‘대기업 후계 미래방점’ 시리즈 10번째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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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웅열 코오롱 회장의 장남이 2016년 임원인사를 통해 핵심 계열사의 임원으로 발탁됐다. 주인공은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다. 소속 직원에 따르면 30대 초반의 이 상무보가 오너 아들이라는 이유로 초고속 승진 대상이 됐다는 불만이 내부에서 나오기도 했다. 코오롱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실적악화가 계속되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신사업 발굴을 위한 결정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사진은 코오롱 본사. ⓒ스카이데일리
지난 2012년 차장으로 그룹에 입사해 4년 만에 임원 반열에 오른 이규보(33)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코오롱 안팎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 상무보가 정확히 어떤 사업을 맡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실적이 점차 하향세인 점, 이웅열(61)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미래먹거리’ 창출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 상무보가 새로 시작하는 신사업 발굴에 힘을 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내정된 황태자’ 30대 쥐띠 입사 4년만에 임원…“곱지 않은 시선도 사실”
구랍 2일 코오롱그룹은 201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부사장 1명, 전무 7명, 상무 6명, 상무보 15명 등 29명의 임·직원들이 새 보직에 임명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15명의 상무보 승진인사에 이름을 올린 이규호 상무보였다. 이 상무보는 코오롱인더스트리 부장에서 상무보로 이름을 올리며 임원 반열에 올랐다. 지난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입사한지 4년만의 일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 상무보의 인사를 두고 ‘특혜시비’ 논란이 나왔다고 전해졌다. 1984년생으로 올해 33세에 불과한 이 상무보가 이웅열 회장의 장남이었기에 가능한 인사였다는 것이 재계의 평이다. 입사 당시 차장으로 입사해 부장을 거쳐 임원에 오르기까지 4년에 불과했다는 점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사진=코오롱]
임원인사 단행 당시 코오롱 그룹은 “원칙에 따라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음을 보여주는 인사다”며 “조직 안정을 추구하면서 변화가 필요한 분야에는 실행력 있는 인재를 과감히 기용해 혁신을 주도하도록 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입장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코오롱인더스트리 소속 직원은 “이 상무보가 지난해 사내 안팎으로 보여준 성과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이웅열 회장의 뒤를 이을 장자라는 것은 알겠는데 너무 빠른 승진에 상대적 박탈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이번 승진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며 “향후 확실한 성과를 선보이지 못하면 이 상무보에 대한 내부 신임도 역시 하락을 면하긴 힘들 것이다”고 덧붙였다.
닮은꼴 부친 ‘미래먹거리 창출’ 신년사 강조…실적부진 인더스트리 구원투수 될까
이 상무보는 이웅열 회장과 유사한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5사단 수색대에서 복무하며 군 생활을 보냈다. 부친의 유학생활 중 미국에서 태어난 이 상무보는 당시 미국 시민권자임에도 자원입대 해 UN평화유지군 소속으로 레바논에 파병까지 갔다. 오너 일가로는 드물게 성실한 군 생활을 보낸 부자(父子)로 평가받고 있다.
재계는 이 회장 부자가 미국 유학생활 후 입사해 초고속 승진을 이어왔다는 점 역시 유사하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신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아메리카 대학교에서 학사를, 조지워싱턴대학교 MBA 과정을 밟고 입사했다. 1985년 뉴욕지사, 이듬해 도쿄지사에서 근무했으며 1987년 상무이사, 1991년 부회장, 1996년 회장직에 오르는 등 초스피드 승진을 이어왔다.
이 상무보 역시 비슷한 케이스로 알려졌다. 영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호텔경영학 학사와 MBA 과정을 수료했다. 군복무 후 지난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해 구미공장을 시작으로 코오롱글로벌 건설현장 등에서 업무를 익혔다.
지난 4일 코오롱그룹 통합 시무식에서 이 회장은 “혁신기술 및 미래먹거리 발굴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누구나 결정적 한 방을 날려줄 타자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년 9월 30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코오롱그룹은 매년 이 회장의 경영지침을 담은 배지를 제작해 임·직원들에게 배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배지에는 가운데 ‘Connecture’, 테두리에는 ‘Nothing is impossible(불가능은 없다)’이란 문구가 새겨있다고 한다.
‘Connecture’는 이 회장이 “변화의 문이 닫히기 전에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이날 강조한 경영지침이다. ‘Connect(연결)’와 ‘Future(미래)’를 조합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이토록 미래 동력 마련을 강조한 까닭은 그룹의 주력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미진한 실적으로 추정된다”며 “주력계열사 임원으로 아들을 승진시킨 이면에는 후계를 위한 실무경험을 쌓고 또 실적 상승을 견인해보라는 이 회장의 뜻이 담겨있을 것이다”고 관측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로 7년차에 접어든 코오롱그룹의 계열사다. 지난 2009년 12월 31일 코오롱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핵심 사업 분야를 인적 분할하며 신설돼 역사가 짧다. 산업자재, 화학, 필름·전자재료, 패션 등 4개 사업부문을 기반으로 2011년 이후 해마다 5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며 사업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연결기준 지난 2010년 코오롱인더스트리는 4121억원의 영업이익과 29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에는 1688억원의 영업이익과 396억원의 당기순이익만을 기록했을 뿐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이 2082억원을 기록하며 개선된 모습을 보였지만 176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증권가 등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4분기 실적이 개선됐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2015년 사업보고서 상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됐다.
이규호 상무보 보유주식 0주…지배력 부친, 지주사 및 계열사 직·간접지배
이 상무보가 단기간 내 승진을 거듭하며 ‘젊은 임원’ 타이틀을 얻었지만 후계작업은 아직 시작조차 못했다는 분석이 업계에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상무보가 보유한 그룹 계열사 지분이 전무하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코오롱그룹은 주식회사 코오롱을 중심으로 한 지주사 체제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오롱은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등 8개 계열사의 최대주주며 일부 자회사들이 손회사들의 최대주주로 돼 있는 상태다.
지주사체제 그룹들의 경우 오너가 지주사의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려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지주사는 물론 계열사 등에 보유한 개인주식이 골고루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6년 1월 5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12월 기준 이 회장은 보통주 기준 47.38%의 지분율로 지주사 코오롱의 최대주주다. 이 밖에도 코오롱인더스트리(1.20%), 코오롱생명과학(15.4%), 코오롱베니트(49.0%), 코오롱에코너지(18.18%), 코오롱글로텍(2.07%), 더블유파트너스(100%)등의 지분을 보유했다. 증권가는 이 회장이 이런 주식을 바탕으로 그룹 내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한다고 관측했다.
반면 아들 이 상무보의 주식은 전무한 상태로 향후 승계 작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그룹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을 직접 증여하게 될 경우 막대한 금액의 증여세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며 “우회 승계를 위한 조치를 취할지 아니면 정공법으로 후계를 이어갈지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코오롱그룹의 경우 이웅열 회장이 만 나이로 보면 환갑도 채 안된 젊은 회장님이라는 점에서 시간적 여유가 많은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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