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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유 견종으로 지난 1962년 천연기념물 제도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돼왔다. 진도개는 충성심이 강하고 깔끔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사진은 코리아경찰경훈련소에서 진도개를 훈련시키는 최승열 소장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 고유 견종은 진도개, 삽살개, 풍산개, 동경이 등 한 번 쯤 들어봤을 법한 유명 견종과 불개, 제주개 등과 같이 과거 사라졌다가 복원된 견종으로 나뉜다. 이들 가운데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견종은 삽살개와, 진돗개, 동경이 등 3종이다.
과거 한 때 풍산군이 주 서식지인 풍산개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었지만 주 서식지가 미수복지역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또 멸종됐다 어렵사리 복원된 불개와 제주개는 아직까지 독립된 견종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천연기념물 등재가 미뤄지고 있다.
진도·경산·경주지역 서식…각각의 고유 특성가진 ‘천연기념물’
진도개와 삽살개, 동경이 등은 현재 천연기념물에 등재돼있는 고유 견종이다. 진도개는 전라남도 진도군, 삽살개는 경상북도 경산시, 동경이는 경상북도 경주시 등을 주 서식지로 각각 삼고 있다.
먼저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도개’는 지난 1962년 12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우리 선조들이 옛날부터 길러온 우리나라 전통 품종이다. 국산 품종 중에서 유일하게 세계애견연맹에 등록돼 있는 견종이기도 하다.
진도개는 ‘진도개’ 혹은 ‘진돗개’ 인지를 두고 헷갈려 하는 이들이 많다. 정확히 말하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개는 ‘진도개’로 부르는 게 맞다. 주 서식지인 진도에서 통상 성견이 돼 귀가 쫑긋 서는 토종개 품종을 모두 ‘진돗개’라 부르지만, 그 중에서도 철저한 관리로 혈통을 유지하는 천연기념물 제53호는 ‘진도개’로 구분해 부르고 있다.
진도개는 다른 견종들에 유난히 특별한 대접을 받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견종들은 기본적으로 ‘문화재보호법’의 보호를 받고 있지만, 이에 더해 진도개는 ‘한국진도개보존육성법’의 보호까지 받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진도개의 평균키는 수컷이 50∼55㎝, 암컷은 45∼50㎝이며 전체적인 인상은 온순하다. 성격은 대담하고 후각과 청각이 아주 예민해 사냥에 적합하다. 코리아경찰견훈련소 최승열 소장은 “진돗개는 대단히 깔끔한 성격이며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해 경비견으로 매우 적합하다”고 말했다.
▲ 풍산개(사진)는 함경남도 풍산군을 주 서식지로 하는 사냥개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준 선물로 들어오게 됐다. 풍산개는 사냥견으로 우수한 자질을 지니고 있다. [사진=한국애견협회]
삽살개는 과거 한반도 동남부 지역에 널리 서식하던 토종개다. 지난 1992년 3월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됐다. 예로부터 ‘귀신과 액운을 쫓는 개’라는 뜻을 지닌 삽살개는 가사(歌詞), 민담, 그림 속에 자주 등장한다. 신라시대에는 주로 귀족들이 길렀는데 통일신라가 망하면서부터 일반 백성들도 키우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삽살개는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들이 개를 전쟁에 필요한 가죽 공급원으로 삼으면서부터 그 수가 급격히 줄었다. 멸종위기에까지 몰렸던 삽살개는 1960년대 말 경북대 교수들이 수집·보존하기 시작하면서 그 수가 점차 증가했다. 최근에는 500여 마리까지 늘었다.
지난 2012년 11월 천연기념물 제540호로 지정된 ‘동경이’는 주 서식지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견종이다. 주 서식지인 경주의 과거 명칭이 ‘동경’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경주개 동경이는 꼬리가 없거나 매우 짧은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동경잡기’, ‘증보문헌비고’ 등 옛 문헌의 기록과 외형적으로 일치한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한국 토종개에 속하는 고유 견종으로 밝혀졌다. 현재는 개체 이력관리, 질병관리, 번식관리, 혈통관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과 운영 등 체계적인 보호·관리를 통해 30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이 밖에도 과거 천연기념물128호로 지정됐다가 한국전쟁 직후인 1962년 지정해제 된 풍산개도 한반도 고유 견종이다. 주 서식지는 함경북도 풍산군이다. 한국애견협회에 따르면 풍산개는 눈이 작으며 눈동자는 검은색을 띤다. 다리는 비교적 짧고 키는 수컷이 보통 55cm, 암컷이 53cm 정도다. 털은 대부분이 흰색이지만 기본으로 간혹 연한 밤색을 띠는 것도 있다.
멸종 복원시킨 전통 고유견 ‘불개’·‘제주개’…독립견종 ‘의문’
▲ 삽살개(사진 왼쪽)는 지난 199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눈을 가릴 정도로 긴 털이 특징이다. 또 경상북도 경주시가 주 서식지인 동경이는 지난 201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사진=한국애견협회]
이처럼 문화재 보호법에 의해 천연기념물로 관리되고 있는 견종이 있는 반면 정식 견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독립된 견종인지 여부조차 의심받는 전통 견종들도 존재한다. 과거 고유 견종으로 분류됐었지만 멸종의 길을 걸은 후 최근에서야 복원된 불개와 제주개다.
고승태 동양대 교수 등에 따르면 불개는 경상북도 영주시 인근이 원산지다. 옛날 인근 소백산맥에 살던 늑대가 집개와 교배해 생긴 견종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개는 ‘까막나라 불개’라는 옛 전통 설화에 등장할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것이 특징이다.
불개는 온 몸의 털·맨살·발톱이 불그스레한 황색을 띠고 있으며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아주 강하다. 최승열 소장은 “불개의 행동만으로 판단하면 상당히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을 지닌 견종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제주개는 제주도 지역이 주 서식지인 견종이다. 역삼각형 머리와 위로 올라가는 긴 꼬리가 특징이다. 제주축산 연구소에 따르면 6·25전쟁 이전까지는 오소리와 꿩을 사냥하는 고급 사냥견종으로 이름을 날렸다.
전쟁 이후 혈통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잡종 취급을 받다가 1980년대부터 제주축산연구소에서 토종부흥사업 일환으로 순종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반도의 토착 견종과 다르게 제주개는 몽골이나 중국에서 기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 경북 영주를 주 서식지로 한다고 알려진 불개(사진)는 온 몸의 털·맨살·발톱이 불그스레한 황색을 띄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3년 10월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서 견종이름이 유명해 졌지만 실제 견종으로 볼 수 있는 지 여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조차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SBS ‘동물농장’ 캡처]
이처럼 불개와 제주개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는 역사적인 증거 자료를 가지고 있지만 어렵사리 복원된 후에도 독립된 견종인지 의심받고 있다. 관련 단체에서는 고유 견종이라고 주장하며 천연기념물 등재 추진을 진행중이지만 향방은 오리무중이다.
이에 대해 천연기념물을 담당하는 문화재청 이재순 계장은 “특종 견종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역사 자료에 충실한 고증, 충분한 학술연구, 유전자 혈통 고정, 표준체형 보존 등의 조건이 필요하다”며 “진돗개, 동경이, 삽살개 등은 이러 요건을 채웠기 때문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지만 불개, 제주개 등은 아직까지 요건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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