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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새학기증후군 증상과 치료
학교 가기싫은 새학기증후군 방심하면 ‘공황장애’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증상 많아…조기치료 안하면 학습문제·불안장애 초래
이지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3-22 13:30:21
 ▲ 새 학기를 맞아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들이 환경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심하면 수업을 거부하는 등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이른바 새학기증후군이다. 전문가들은 틱장애 등과 동반될 수 있음을 경고하며 학교와 학부모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스카이데일리

서울 태랑초등학교에서 1학년 한 학급을 맡은 교사 김유미 씨는 새 학기가 시작된 뒤 한 학부모로부터 한 장의 쪽지를 받았다. 쪽지에는 ‘저희 아이 우유 먹이지 말아주세요. 소화를 못하는지 계속 배가 아프다고 하네요’라 적혀 있었다.
 
김 교사는 의아했다고 전했다. 해당 학생이 평소 우유를 잘 마시지 않은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그녀는 그 학생을 유심히 관찰했다. 그리고 늘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점을 발견했다. 교사와 친구들의 질문과 제안에 거절하기 일쑤였으며 강도 낮은 훈육에도 강한 거부감을 보인 것이다.
 
월요일 교단에 선 김 교사는 “지난 주말동안 너희들이 많이 보고 싶었다. 선생님 보고 싶었던 사람 손을 들어보라”고 말했다. 유독 배가 아픈 학생만 손을 들지 않았다. 그리고 김 교사는 그 학생이 배가 아픈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새학기증후군이었다.
 
초등학교 신입생, 유치원과 다른 환경 부적응…늘어난 수업시간 주요 원인
 
새학기증후군은 새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을 느끼는 증세를 보이는 일종의 적응장애다. 처음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등에 입학하거나 긴 방학을 끝내고 등교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증상이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연령대는 초등학교 1학년들이다. 교육부가 201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7.78%가 과잉행동, 7.58%가 주의력 부족 및 산만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서 부문에서 무기력과 우울비율은 전국 초등학생 2.97%, 수업적응어려움 비율은 4.43%를 나타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일반상담요청율은 1.83%로 집계됐다.
 
 ▲ 서울시 동부교육청은 초등 교육 과정에서 ‘안성맞춤 교육과정’ ‘중간 놀이 교육’ 등을 개발·진행해 신입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일선 교사와 학부모들이 공통적으로 새학기증후군의 원인으로 시간을 지적했다.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20분 안팎의 유치원 수업시간에 비해 40분 내내 교실에 앉아 있어야 하는 초등학교로 진학한 아이들이 고통을 호소한다는 의미였다.
 
김유미 교사도 이를 인지하고 해당 학생이 하루 빨리 학교에 적응할 수 있게 다양한 시도를 했다. 매일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며 사랑한다고 말해주기도 했으며 연극수업 등을 통해 미처 열지 못한 아이들 마음의 문을 여는데 집중했다.
 
입학 후 보름여가 흘렀을 무렵 연극수업을 진행한 김 교사는 “○○(새학기증후군 학생)가 선생님을 사랑하지 않아 슬퍼서 교실을 나가겠다”고 말한 뒤 실제 교실 문을 나섰다. 그러자 그 학생은 선생님을 뒤쫓아와 “가지말라”고 붙잡았다고 한다. 이후 김 교사는 그를 꼭 안아주며 보듬어 줬다고 한다.
 
태랑초등학교 1학년 인주빈 군도 학기 초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입학 후 2주가 흘렀을 때까지 “담임선생님의 잔소리가 싫고 유치원 선생님과 친구들이 보고 싶다”며 부모에 응석을 부리기도 했다.
 
인 군의 어머니 이호영(36) 씨는 “학교에서 중간놀이시간을 실시해 적응에 다소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중간놀이는 유치원의 수업문화를 일부 차용해 학생들의 적응을 돕는 교육을 뜻한다.
 
교실 내에 각종 자료·도구 등 놀거리를 제공하고 일부 시간을 제공해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놀이를 찾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놀이교육은 주로 쉬는시간에 실시되며 담임교사 주도 하에 20분에서 40분간 진행된다.
 
 ▲ 일선 초등학교에서는 학기 초 유치원과 비슷한 놀이수업을 통해 신입생들의 적응을 유도했다. 전문가들은 아이의 사회성 확립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중간 놀이 교육 중인 서울 태랑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 ⓒ스카이데일리

감기처럼 조기 상담과 치료하지 않으면 학습문제에 성인기 공황장애까지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안성맞춤 교육과정’을 올해부터 도입했다. 학습자가 지속적인 흥미와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놀이중심 교육활동이다. 담임교사는 학생 개인별 관찰카드를 작성하고 각 학교는 자체적으로 형편에 맞는 프로그램개발에 힘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부적응으로 치부해 적응할 것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입학시즌인 3·4월의 경우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함이 높아지는 시기인 만큼 각별히 아이들 학교생활 등에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구아동심리상담센터 이윤정 원장은 “학생별로 다양한 증후들이 나타나지만 대표적인 증상은 등교·등원을 거부하는 것이다”며 “좋아하는 간식을 거부하는 등 음식을 먹지 않는 증상도 왕왕 발생하며 심하면 틱장애(이상한 소리를 내거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증상)를 동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급변한 환경에 대한 불안과 가정에서의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양육코칭을 처방한다. 아울러 관계개선에 초점을 맞춰 아이의 사회성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 치료기간은 아이들마다 다르지만 짧게는 1주일 길게는 6개월가량 소요된다고 이 원장은 설명했다.
 
이 원장은 “감기와 같이 조기 상담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치료가 늦어질 경우 2차적인 학습문제와 또래관계 문제 나아가 성인기에 접어들며 공황장애나 불안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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