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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채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우세가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는 우려감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자체 선거가 자유한국당의 운명을 가를 것이란느 전망도 나온다. 선거 결과에 따라 기사회생 하느냐, 아니면 분란과 분열의 길로 가느냐가 결정된다는 반응이다.
지방선거 앞두고 프레임전환 시도…보수층 결집 ‘전력’
정치권 및 전문가 등에 따르면 올해 실시되는 지자체 선거의 판세에 대해 자유한국당의 열세를 관측하는 견해가 많다. 20%선에 머물러 있는 당 지지율은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선거 결과에 따라 당 분위기가 크게 술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만약 이번 선거 결과가 여의치 않을 경우 책임의 화살이 당 지도부를 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를 상회하는 정국을 반전시킬만한 결정적인 한 방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난제로 꼽힌다. 현재 자유한국당의 선거전략은 ‘보수층 결집을 통한 집안 지키기’로 집약된다. 홍준표 당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등이 ‘보수 대 진보’, ‘애국 대 종북’ 등의 이른바 프레임 형성에 공을 들이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자유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선거는 프레임이다”며 “프레임만 잘 짜여 진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아직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전체 선거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선거 승리가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5일 6·13 지방선거 공천 기준으로 △당 정체성 △당선 가능성 △도덕성 △전문성 △지역 정서 △사회기여도 등을 제시했다. 동시에 17개 시·도의 공천관리위원장을 임명했다. 이날 홍문표 사무총장 겸 중앙당 공관위원장은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모시는 혁신공천 지역의 일꾼을 발굴하는 풀뿌리 공천을 하겠다”며 “후보 심사 시 당 정체성을 제일 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텃밭 TK·PK 수성여부 관건…막강 후보들 대거 몰려
TK지역은 17개 광역단체장 중 자유한국당이 수성을 자신하면서도 최후의 보루로 여기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TK지역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40%로 민주당에 비해 13%p 가량 우위에 서 있다. 홍 대표가 “대구시장을 내주면 자유한국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거론할 정도로 자유한국당이 공을 들이는 곳이기도 하다.
대구시장의 경우 당선이 높게 점쳐지는 만큼 출마 의사를 밝히는 후보들도 많은 편이다. 이재만 전 최고위원,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권영진 현 대구시장 등 후보군만 4~5명에 달한다. 권영진 현 시장이 적합도 면에서 앞선 가운데 이진훈·이재만 예비후보가 지지율 10%(2월 23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조사) 내외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TK지역도 변수가 존재한다. 바로 민주당 소속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출마여부다.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후보로 거명되는 데는 대구에서 김 장관의 높은 지지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장관은 대구시장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 후보,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등을 제치고 40~57%(리얼미터, 유앤미리서치, 모노리서치 2017년 12월 28일)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김부겸 장관이 현재 지지율이 높더라도 막상 뚜껑을 열어봐야 하는 것이 선거다”며 “다만 자유한국당 역시 김부겸 장관의 출마 여부가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TK지역과 함께 자유한국당 텃밭의 한 축을 자랑하는 PK지역(울산 포함)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는 평가가 많다. 당 지지율 면에서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에 더블스코어로 뒤지고 있다. △이종혁 전 최고위원, 박민식 전 의원, 서병수 현 시장(이상 부산시장 예비후보) △강민국 전 도의원, 하영제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 김영선·안홍준 전 국회의원(이상 경남지사 예비후보) △김기현 현 울산시장 등이 뛰고 있지만 1~2곳은 민주당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시·도 중 6개 지역 이상에서 당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6개 지역 당선을 못하면 내부적으로 당 개혁의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출마자는 아직 정해진 게 없고 이제 막 공천 접수를 시작해서 섣불리 말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공천 과정에서 어느 후보가 경쟁력이 있고 도덕적으로 국민들의 반감을 사지 않을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보수텃밭 지역 표심 더욱 공고히 해야…승리 놓칠 시 후폭풍 예상”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지자체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패배할 경우 상당한 후폭풍이 뒤따를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승진 국민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자유한국당의 선거전략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전망하긴 이르지만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시도하는 전략을 주로 사용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일단 영남권 석권을 목표로 선거를 운영해 나간다는 계획이지만 예전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며 “만약 6곳 미만의 광역시·도에서 당선이 된다면 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이정도인데 이렇게 되면 지역정당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지역 공략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교수는 “자유한국당이 선거에서 질 경우 단기적으로 봤을 때 탈당하는 의원들이 생길 수도 있으나 현재 보수정당인 바른미래당이 있는 상태라 새로운 보수정당이 생겨나지는 않을 것이다”며 “극단적인 경우엔 당 지도층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 다른 당과의 통합 논의까지 오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J대학교 K교수는 “역대 선거를 돌아보면 보수당의 선거 전략 중 하나가 안보를 가지고 보수주의적 성향의 유권자를 동원하려는 북풍 전략이 있었는데 현 시점에서는 그 마저도 어렵게 됐다”며 “만약 문재인정부가 의도한대로 남북, 북미, 한미관계가 흘러가면 더욱 힘들어 진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한국당이 6개 광역시·도를 목표로 한다고는 하는데 아직까지 경남 지역과 부산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며 “만약 당선을 확신한 지역을 놓치게 되면 일부 의원들의 탈당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제갈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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