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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참 많지만, 정말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봉사를 하는 이들은 많지 않아요. 봉사 필증이나 무언가를 바라고 봉사를 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 사람들은 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지 못하곤 하죠. 대부분 호기심이나 목적 달성을 위해 일회성으로 끝나곤 해요. 하지만 그런 봉사를 통해선 진정한 봉사의 참된 기쁨을 얻지 못해요”
비영리단체인 ‘퇴직공무원재능기부강사상록자원봉사단’(이하·퇴직공무원봉사단)은 2014년 11월 현 단장인 한근수 씨에 의해 창립됐다. 퇴직공무원봉사단은 공직생활을 하며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았던 혜택을 사회로 환원하고 싶어하는 퇴직공무원들이 모여 만들어진 봉사단체다. 이들은 장애인, 치매노인, 노숙자들을 위한 각종 교육 등을 진행하고 환경미화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공직생활 중 봉사하며 얻은 기쁨 잊지 못해…퇴직 후 봉사단 설립
퇴직공무원봉사단은 봉사활동을 즐겨하는 한근수(70·남) 단장의 개인적인 욕심에 의해 창립됐다. 한 단장은 과거 남양주시 금곡고등학교에서 교감 선생님으로 재직하며 꾸준히 각종 봉사에 참여해왔다. 특히 학교에서 각종 사고를 일으켰던 비행 청소년들을 데리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참된 봉사의 기쁨과 힘을 알게 됐다.
“학생들에게 일반 사회교과를 가르키며 교직생활을 28년 동안 했어요. 말년에는 운이 좋게 교감 자리까지 올라갔고 정년을 마치게 됐죠. 교사 시절에는 소위 말하는 문제아들을 도맡아 교육을 맡았어요. 술과 담배는 기본이고 폭력 등 각종 문제를 일으켰던 아이들을 책임지고 교육했죠”
“학생들에게 나쁜 짓을 해서는 안된다고 꾸짖고 타일러도 사실 한 귀로 듣고 흘리기 일쑤였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리고 교육의 일환으로 중증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활동을 함께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때 저 역시 중증 장애인들의 수발을 드는 봉사활동을 했어요. 봉사를 통해 아이들이 조금씩 변화하더군요. 이를 보며 저 역시 봉사에 매료됐죠”
한 단장은 이 일을 계기로 교직 생활을 하며 학생 및 동료 교사들과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이후 정년퇴임이 가까워진 시점에서는 퇴임 이후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며 여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봉사단 창립계획을 세웠다.
“2012년에 퇴임을 했어요. 그 이후론 더이상 학생들과 교사들을 관할할 수도 없었어요. 한 1년 간은 혼자서 보육시설, 노인정 등을 다니면서 봉사를 했죠. 어느 날은 퇴직공무원 연금공단에 나가 강의를 해야 했던 일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퇴직한 공무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됐죠. 그때 저와 같이 봉사를 하고 싶어하는 퇴직공무원들이 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이에 한 단장은 2014년 11월, 뜻을 함께한 몇몇 퇴직공무원들과 함께 봉사단을 창립했다. 초기에는 입소문이 퍼져 회원들도 많았지만 대부분이 일회성으로 참석하기 일쑤 였고, 지속적으로 봉사를 하려 하지 않았다.
“퇴직공무원들은 대다수 공무원 연금을 받는 이들인 만큼 생활이 안정된 이들이 많아요. 이 때문인지, 다들 장기간 봉사를 이어가지 못하더군요. 처음에는 자신의 사욕, 호기심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며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하지만 봉사의 기쁨을 알고 있기에 혼자서라도 꾸준히 봉사를 펼쳤죠. 제가 좋아해서 했을 뿐인데 나중엔 대통령 표창에 장관 표창도 받았어요. 너무나 감사한 일이죠”
봉사단 회원인 고한순 (64·여) 씨는 공직 생활은 하지 않았지만, 한 단장의 봉사활동에 감동해 한 단장과 함께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고 씨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바쁘게 움직이는 한 단장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아 봉사단의 회원으로 가입해 달라고 자청했다.
“홍길동처럼 동해 번쩍 서해 번쩍하며 여기저기서 봉사하는 한 단장을 보며 감명을 받았어요. 저는 탑골공원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한 단장은 매주 금요일 마다 회원들과 함께 탑골공원에서 음식을 나눠주거나 강연을 하곤 했죠. 어느 날은 호기심에 한 단장의 강의를 들으러 공원 안으로 들어갔어요. 한 단장은 그 강연에서 재능기부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요. 누구나 남을 도울 수 있고 남을 도울 때 오는 기쁨에 대한 강연이었죠”
“제가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한 단장님을 찾아 갔죠. 전직 공무원은 아니지만 한 단장은 반갑게 환영해주셨어요. 이때부터 매주 2~3회씩은 환경정화, 급식배급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가끔 피곤해 집에 쉬고 싶을 때도 있지만, 봉사를 할 때 얻는 보람과 기쁨을 알게 돼 계속해서 봉사를 하는 것 같아요”
단체 회원은 늘었지만 대부분 일회성 그쳐…혼자라도 활동 넓히고파
퇴직공무원봉사단의 공식적인 일정은 매일 존재한다. 한 단장은 몸이 아프지 않는 이상 모든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으며, 각 회원들은 개인 일정에 맞춰 봉사에 참여한다. 한 단장은 월요일 서울 성수동 성모주간보호센터에서 정신장애인 건강체조와 한글을 가르치며 화요일에는 용산 ‘데이케어’에서 치매3급 노인을 대상으로 한자 교육을 한다.
수요일은 탑골공원에서 환경정화활동을 진행하며 목요일은 안양 소년원에서 한자 인성교육 진행한다. 금요일은 탑공공원에서 무료급식 봉사을 하며 토요일은 탑골공원 환경활동을 한다. 또한 일요일에는 노숙자 빵나눔 봉사 등의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1주일에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봉사를 하는 셈이다.
한 단장은 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계속 봉사를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특히 그는 노인들에게 봉사를 할 때 많은 보람을 느끼기에 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더욱 넓혀갈 계획이다. 이에 최근에서는 서울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장수사회 선도 최고전략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현재 아동, 청소년, 노인 분야의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특히 노인 분야에서 봉사를 할 때는 제 마음도 젊어지고 건강해지는 것 같아요. 서울대학교 ‘장수사회선도최고전략과정’에서 배운 지식들을 시니어들에게 재능 기부하고 싶어요”
“또한 노후에 노인들을 위한 건강 관련 강좌, 노후를 잘 보내는 방법 등을 주제로 다양한 교육을 시행하고 싶어요. 비록 일회성에 그치는 봉사자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지만 혼자라서라도 봉사를 계속 이어갈 생각이예요.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언제든지 와서 봉사를 할 수 있게 끔요.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금의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 것이 제 바램이에요”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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