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사고 경상환자 치료비, 2023년부터 ‘본인보험’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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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안… “상급병실·한방병원 보험금 지급기준도 구체화”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9-30 14:43:40

▲ 30일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련 기관들은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스카이데일리

앞으로 교통사고 과실 비율이 높은 운전자의 가벼운 부상은 상대방이 아닌 본인 보험으로 처리된다. 또 경상환자가 4주 넘도록 치료를 받으려면 그에 맞는 진단서를 발급 받아야 한다.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 금융감독원은 30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자동차보험금 지급이 급증하면서 가입자 약 2360만명의 보험료 부담도 지속적 증가하는 추세다. 자동차보험금 지출은 2014년 11조원에서 지난해 14조6000억원으로 6년간 약 31% 증가했다. 이에 따라 1인 평균 보험료는 2014년 64만원에서 지난해 75만원으로 6년간 약 20% 늘었다.

주요 원인으로 경상환자의 과잉진료와 객관적 지급기준의 미비 등이 꼽힌다. 최근 5년간 경상환자 보험금은 약 50% 증가한 반면 중상환자 보험금은 약 8%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경상환자의 한방치료비는 160% 증가했고 양방치료비는 20% 감소했다.

▲ 경상환자 치료비 개선. [자료=금융위원회]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이에 따라 정부는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자동차보험금 지급체계를 정비했다. 우선 경상환자의 치료비(대인2)에 ‘과실책임주의’를 도입하는 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2023년부터 시행한다. 현재는 자동차 사고의 과실 정도와 무관하게(일방과실 제외) 상대방 보험사에서 치료비 전액을 지급한다.

앞으로 과실책임주의 원칙을 적용해 경상환자(12~14등급)의 치료비(대인2) 중 본인과실 부분은 본인보험(보험사)으로 처리하도록 바뀐다. 2001년 대법원은 대인2 치료비에 표준약관과 달리 과실상계를 적용한 바 있다. 대상은 중상환자(1~11등급)와 치료비 보장이 어려울 수 있는 보행자, 이륜차, 자전거를 제외한 경상환자로 한정한다.

방식은 지금처럼 지급한 뒤 과실 부분을 환수한다. 과실에 따른 치료비는 본인 보험의 자기신체사고 또는 자동차상해로 처리하거나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이를 통해 연 5400억원의 과잉진료비를 줄여 1인당 보험료가 2~3만원 내려갈 것으로 당국은 기대한다.

또한 경상환자 장기 치료시 진단서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현재 사고 발생 시 진단서 등 입증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기간 제한 없이 치료하고 보험금 청구가 가능해 필요 이상의 장기간 치료와 과도한 합의금 요구가 빈번하게 발생해왔다. 앞으로는 경상환자가 4주를 초과한 진료 시 진단서 상 진료 기간에 따라 보험금이 지급된다. 4주까지 치료는 지금과 같이 진단서가 없어도 보장된다.

▲ 경상환자 장기 치료 시 진단서 의무화. [자료=금융위원회]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아울러 병실 등급에 관계없이 보험 처리되는 입원료는 상급병실(1~3인)에 대한 입원료 상한을 설정하는 등 합리적인 수준으로 진료수가 기준 개정을 추진한다. 이는 연내 개선안을 마련해 내년 중 시행할 방침이다. 건강보험 급여항목에 불포함된 한방의 첩약, 약침 등의 치료 역시 진료 수가 기준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또한 부부 특약 가입 시 배우자의 무사고경력을 인정한다. 현재 배우자가 별도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무사고경력이 인정되지 않아 이혼, 사망 등 부득이한 사정에도 보험료가 급증한다. 특약의 종피보험자로 등록된 배우자가 처음으로 별도 자동차보험 가입 시 무사고기간을 최대 3년까지 동일하게 인정한다.

군인 또는 복무 예정자의 자동차 사고 사망 시 병사 급여(약 월 40만원)로 인정하는 상실소득액을 일용근로자 급여로 계산한다. 내년부터 시행되면 약 800만원이던 상실수익액은 4800만원으로 증가한다. 가해자(차량)이 특정되지 않는 ‘차량 낙하물 사고’를 정부보장사업 대상에 추가해 내년부터 보상한다. 이밖에 주행거리 정보공유를 통한 특약가입 편의 제고, 자동차보험 원가지수 산출·공표 등이 시행된다.

이동엽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올해 중 표준약관, 관련 법령·규정 등을 개정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한다”며 “배우자 무사고경력 인정, 군인 상실수익액 보상 현실화 등은 규정 개정 후 즉시 시행하고, 치료비 지급기준 정비 등은 규정개정 후 1년의 유예 기간을 두고 2023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