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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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정부 말기였던 2020년12월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국정원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이로써 경찰은 내년 1월1일부터 국가정보원을 대신해 대공수사권을 행사하게 됐다. 국가정보원의 북한 대담(對南)공작 수사를 경찰이 온전히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가 빗발치는 가운데 정부·여당이 국회에서 관련 세미나를 열고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상실과 향후 대처 방안 등을 논의했다.
6일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자유경제포럼(대표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주최·자유민주연구원·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 주관 정책 세미니가 열렸다. ‘북한의 간첩 공작과 대공수사권 이관 점검’을 주제로 한 이 세미나에 정우택 국회부의장·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유상범 수석대변인·구자근·조은희 의원·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장종한 양지회 회장·박주현 전 경찰연수원 교수·황윤덕 전 국정원 수사단장 등이 참석했다.
“아무 대안 없는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 상실은 국가 안보에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60여년간 쌓인 국정원 네트워크와 정보역량 등 무형의 수사력이 과연 온전히 대체·이관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인지 매우 우려스럽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인사말을 통해 이렇게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축사에선 대공수사의 특수성과 세미나 개최의의가 강조됐다. “대공수사는 해외 수사와 연결돼 있다. 수사 노하우와 네트워크까지 완벽한 이관이란 매우 어렵다”며 김 대표는 “수사력과 안보위기가 커지는 가운데 범정부적 대응 역량 유지를 위한 전문가의 고견이 필요한 때”라고 짚었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현재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 북한 지령 하의 간첩단이 즐비하다. 우리사회에 깊숙이 박혀있다”고 개탄했다. 아울러 “대공수사는 축적된 역량에 더해 국내·해외, 온·오프라인의 방대한 정보가 유기적으로 기능해야만 할 전문 분야”임을 강조하며 계속적인 노력과 국가 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북한의 간첩공작과 대공수사권 이관’을 발제한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현재 당국(국정원과 경찰 등)이 추진 중인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 관련 경찰청 대비 추진사항을 보면 안보수사전략상 매우 미진하다”고 안타가움을 토로했다. “경찰청 차원에서 실무자들이 제대로 대공수사권을 행사하기 위해 많은 제안을 했지만 반영되지 못한” 상태다.
유 원장은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제대로 이관받기 위해서 국정원의 여러 기존 기능들이 장기적으로 꼭 안보경찰 조직에 신설 운영돼야 한다”며 다양한 정책제안을 했다. △경찰의 해외방첩망 신설 △경찰의 대북정보 수집 및 분석역량, 대공 과학정보(간첩통신 감청과 해독, 사이버 교신 등 대공과학정보역량 강화 △간첩활동 탐지 및 관련 정보 수집단계의 비합법 활동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CIA, FBI, DIA(국방정보국) 및 미군 정보여단(501), 미국·일본·유럽 등 유관국 정보기관과의 정보공유 등을 위한 법제화를 비롯해 경찰지휘부의 직제개편도 필요하다고 봤다.
유 원장은 또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안보수사국을 독립시켜 경찰청 내 안보수사국으로 편제해 “안보수사의 독립성과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며 법 개정 및 보완도 요구했다. 안보경찰의 정체성이란 “자유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어떤 시대적 변화와 정권의 부침에도 절대 흔들릴 수 없어야 하고 헌법적 장치를 통해 절대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설사 북한에 우호적인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정권 성향에 따른 코드형 수사를 못 하게 만들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형법 제29조 간첩죄 개정을 통한 외국인단체와 비국가행위자의 간첩활동 처벌·군형법상의 간첩죄 적용 △국가보안법 제4조 1항 2호를 통해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할 각종 정보의 탐지·수집·전달·중계도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토론에서 박주현 통일안보연구원장은 ‘국정원과 안보수사국 수사관의 선발 및 직무현실’의 격차에 주목했다. “국정원 수사관으로 선발된 요원은 8개월의 신원조사와 함께 1년간 교육을 통해 국가정보원 대공수사 요원으로 거듭나지만 안보경찰은 여러 기능 중 한 분야로 치부되며 ‘보안경과’ 시험을 통과한 경찰 등이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자연히 “역량의 차이가 극심하다.”
경찰의 허술한 보안의식과 시스템에 대한 국정원의 강한 우려도 소개됐다. “국정원은 수사개시의 단서가 될 첩보 중에 정보자료 및 첩보제공자의 신원노출 확률이 높은 첩보자료를 경찰과 공유하는 것 자체를 시스템상 꺼려한다”고 한다.
박 원장은 국정원 대북정보 등의 관리 및 활용이 철저히 기밀 관리돼야 할 타당성을 인정하면서도 “국정원의 북한 관련 정보에 대한 경찰의 원활한 접근 및 활용 담보가 오히려 필요하다”고 본다.
안보경찰·안보수사국에 △북한공작부서 및 직파간첩 전문 수사조직을 신설해 국정원이 입수한 대공수사 첩보를 입건 전 조사단계부터 진행 할 것 △안보수사국은 업무 특성 상 7~10년 이상 소요될 수 있으므로 안보수사 지휘라인부터 보안경과를 확대하며 수사대 팀장·대장·단장의 진급체계를 정비하고 전문경력관(국정원·정보사·방첩사 등)을 특별채용할 것 등이 박 원장의 제언이다. 끝으로 국가안보를 위해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자유롭고 굳건한 수사기관이 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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