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엄호하더니… 친윤 초선들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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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불출마 선언에 입지 위축… 쇄신 칼날 맞을 판
나경원 불출마 연판장 돌린 주축… 그동안 기세등등
비대위 출범하면 ‘물갈이 타깃’으로 급부상 가능성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13 13:31:33

▲ 김기현 대표가 장제원 의원 총선 불출마 선언 후 장고에 들어간 13일 국민의힘 당대표실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장제원 의원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촉발된 국민의힘 쇄신 칼날이 ‘김기현 호위무사’를 자처해온 친윤계 초선들에게로 향하고 있다. 이들도 불출마 선언 등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당내 요구가 높다.

당 원로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13일 자신의 SNS에서 “초선은 늘 정풍운동 중심이었는데 이 당은 일부 초선까지 완장 차고 날뛸 정도로 망가져버렸다”며 “그런 당에서 쇄신 공천이 가능하겠나” 꼬집었다.

정치권에 의하면 11일 국민의힘 의원 단체대화방에서 한바탕 설전이 벌어졌다. 서병수·하태경 의원 등은 김기현 대표 사퇴론을 주장했으며 이에 상당수 친윤 초선들이 강력 반발했다. 초선 일부가 ‘내부총질·X맨·자살특공개·퇴출대상자’ 등 거친 표현까지 쏟아냈다고 한다.

지난 3.8전당대회를 앞둔 1월 중순엔 친윤 초선 48명이 윤심(尹心)을 등에 업은 김 대표의 당선을 위해 집단행동에 나선 적도 있다. 김 대표의 유력 라이벌이었던 나경원 전 원내대표 불출마 연판장을 돌렸고 결국 나 전 원내대표의 ‘당대표 경선 불출마’ 선언으로 이어졌다.

과거 보수정당 초선 상당수는 소장파로서 계파색 없이 당 쇄신을 주도해왔다. 16대 국회 때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전 의원 등 ‘남·원·정’ 주축의 미래연대가 이회창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총재를 견제했다. 2010년 6.2지방선거 때는 한나라당 참패 후 초선의원 89명 중 과반이 당·정·청 전면개편 요구 연판장을 돌렸다.

이렇듯 당 쇄신을 주도해온 초선그룹이 이젠 권력자 호위집단으로 전락했다는 개탄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정 전 의원은 “(선당후사의) 정치를 하고자 하는 공적 소명의식이 사라진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친윤 초선 물갈이’를 향후 비상대책위원회에 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가 최장 60일 동안 당대표 권한대행으로서 당을 이끌고 이후 적임자가 ‘총대’를 메야 한다는 것이다.

비대위원장으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자천타천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김 전 위원장 제외하면 모두 친윤 인사들인데 오히려 이 때문에 친윤 초선들 승복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있다. 친윤핵심 장 의원 불출마 선언 배경에 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작용했다고 전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여러 후보군 중 정치경험은 없지만 윤석열정부의 상징적 인물이라는 점에서 ‘한동훈 비대위’에 힘이 실린다. 이달 말 개각을 앞둔 한 장관은 6일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해 당 인사들에게 ‘눈도장’ 찍은 바 있다. 다만 안철수 의원 등이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등을 적임자로 내세우고 있다. 당 지도부는 한동훈 비대위 가능성에 즉답을 피했다.

총선을 약 4달 앞둔 시점에서 불가역적인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엔 대다수 인사가 입을 모은다. 홍 시장은 “17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심사위원을 하면서 김문수 공심위원장과 함께 현역중진 등 37명을 불출마시키고 당을 일대 쇄신한 적 있다. 그 덕에 노무현 탄핵(으로 인한 역풍)이라는 태풍 와중에 ‘(서울)강남마저 전멸’ 예상을 깨고 선전했다”며 확실한 쇄신을 당부했다. 정치권에선 비대위 출범 시 홍 시장 역할론도 제기된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