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자발적 건강검진 시 보험 혜택 신청 신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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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비 혜택받는다고 좋아했는데 없던 병명이 생길 수도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2-19 06:31:10

연말이 되면 한 해 동안 미뤄 왔던 건강검진을 부랴부랴 받느라 바쁜 사람이 많다. 국가 검진부터 자발적인 검진까지 최소 혈액검사부터 위 또는 대장 내시경만큼은 챙기는 사람도 이맘때쯤이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뭐든지 예방을 하면 좋은 터라 건강검진을 받는다는 것은 좋은데 이 중 자발적인 건강검진 시 병원 측에서 실손보험 또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해 준다는 제안을 받을 경우 조금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주고 싶다.

얼마 전 실제 상담 사례다. 보험 가입을 하고 바로 이튿날 건강검진을 받은 경우였는데 대장용종을 제거 후 보험을 청구했다. 그런데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보험사로부터 통보받았다. 사실 보험 가입 후 바로 건강검진을 하고 청구를 한 터라 당연히 보험사로부터 조사가 나올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병원 진료 또는 병력에 관한 고지위반 내용이 전혀 없어서 병원 진료기록 관람에 대한 동의를 한 후 결과를 기다렸다. 그런데 고지위반에 따른 보험금 부지급 및 보험계약 거절 통보가 온 것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가 있을 수 있기에 일단 고객에게 사실 확인을 했고 정말 어의가 없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건강검진 이틀 전 대장 내시경을 하기 위해 대장약을 받으러 대리인인 배우자가 병원을 방문해 약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 보험사가 전해 준 내용이다. 물론 환자 및 대리인은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 병원에 간 것은 대리인이었고 병원에선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도 않았다. 대리인이 병원에 갔던 당일 필자에게 병원에서 실손보험 혜택을 받게 해 준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며 전화 문의가 왔었다. 그래서 절대 그렇게 검진을 받으면 안 된다고 당부까지 했었다. 그런데 이러한 결과가 나와 병원 측에 항의 전화를 했고 병원에선 대장 내시경 관련 실손보험은 몰라도 자발적 건강검진인 터라 나름 환자를 생각해 건강의료보험 혜택을 받게 해 주기 위해 질병 코드를 부여한 것이고, 다른 병원들도 다 그렇게 한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다행히 필자가 이러한 상황이 생길 것에 대비해 병원 측과의 대화를 모두 기록해 놓았기에 보험사 측에 이의 제기를 한 후 정상 계약 체결로 마무리지으며 보상까지 받는 것으로 원상복구 시켜 놓았다. 만약 용종 제거에 관한 내용이 없었다면 보험금 청구를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그대로 지나갔다면 몰랐을 내용이다.

이런 식의 병원 측 건강검진 프로세스가 실제 현장에서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부당한 보험 혜택을 받지 않게 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병원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온 방식 그대로 처리하는 바람에 그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잘못을 따지자는 게 아니라 대리인이 방문했음에도 그렇게 허술하고 어처구니없는 진단을 내준 것과 관련해 어이가 없다는 소리다. 내시경과 관련된 과잉 아닌 과잉진료가 행해지는 것은 공공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러한 진료를 지양해야 하는 병원에선 도의적인 부분을 지켜야 했음에도 환자를 생각해 준다는 명분으로 건강보험 또는 개인이 가입한 보장성 보험 혜택을 받게 해 준다며 이득을 편취한다면 이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위의 사례와 같이 민영보험 가입자들의 경우 자칫 억울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의사의 판단을 전적으로 믿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병원을 방문하고 진료 또는 치료를 받는 것 아닌가.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한 병원비 지출을 막기 위해 병원 방문 전 또는 젊을 때 보험 하나 정도는 가입을 미리 해 두는 것이다. 특이 사항은 없지만 의사의 지시를 따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도 모르게 진료 차트에 내가 환자로 둔갑이라도 돼 있다면 얼마나 억울한 일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보험 가입을 하지 않는다면 모르겠지만 위의 사례와 같은 일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보험 혜택을 받게 해 준다는 의사의 말에 무작정 수락을 하기보다는 각종 보험 혜택을 받게 되는 경우 진료차트에 어떤 내용이 기재가 되는지 정도는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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