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환의 시사저격] 내부 모순으로 몸살 앓는 여야 모두 폭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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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엔 김건희 리스크, 민주엔 이재명 리스크
한동훈 스타마저 비판 직면 비대위원장 영입 진통

구월환 필진페이지 + 입력 2023-12-21 06:31:30

총선을 앞두고 정치판의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동안 누적되었던 모순들이 폭발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김기현 체제가 이끌어 온 국민의힘에서는 최근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거센 반발과 역풍이 일어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독선적 스타일, 김건희 여사 처신(misbehavior)문제, 잼버리 실패,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실패, 11.28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 실패, 부적절한 요직 인사에 대한 불만 등이 겹쳐 정권위기로까지 발전하는 모습이다.

보수 세력의 희망 아이콘으로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한동훈 법무장관의 비대위원장 영입을 둘러싸고 터져 나온 불만들은 정부·여당의 속병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특히 국힘은 김기현 전 대표가 인요한 혁신위에 맞서 아까운 시간을 끌다가 반윤 저격수 이준석과의 어처구니 없는 만남을 끝으로 사퇴 파동을 일으키는 바람에 그의 분별없는 처신에 대한 당내·외의 비난이 쇄도한 가운데 윤 대통령에게도 그 불길이 번지고 있다.

당내·외의 불만이 대체로 윤 대통령을 향하고 있음을 본인은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혹시라도 ‘나는 국익을 위해 해외순방 외교에 매진했는데 국민은 왜 몰라 주나’ 하는 생각을 가졌다면 큰 오산이다. 과거의 대통령들도 처음엔 그런 경향이 있었다. 외국에 나가면 국가원수로서 국왕에 준하는 의전과 대우를 받기 때문에 자기 과신과 착각에 빠질 우려가 있다.

국내 현실은 항상 냉엄하고 여론과 선거 심판엔 에누리가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김건희 여사가 한 좌익 매체의 함정 취재로 친북 재미 목사와 만나고 명품 선물까지 받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했고, 아내의 역할에 전념하겠다는 대선 때 약속을 깬 점에 대해 비난의 소리가 높다. 이제 몇 달밖에 남지 않은 총선 국면에서 야당의 특검법 발동 소동까지 일어나 진퇴양난의 지경에 이르렀으니 선거에 미칠 영향도 어림하기가 쉽지 않다. 오죽하면 정통보수 신문에서 사가(私家)로 내려가 있으라는 주문의 글까지 나오겠는가!

한동훈 같은 스타 장관도 윤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같은 여당권 내에서 폄하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힘 의원과 당협위원장 연석회의 등 최근에 열린 일련의 공식 모임에서 윤 대통령의 ‘아바타’라는 표현까지 나온 것은 좀 심하긴 했다. 그것도 이준석·유승민 계통의 김웅 의원이나 차기대권 도전 의지가 있는 홍준표 시장에게서 나왔다는 것은 정략적 내부 총질이라는 의심을 살 수도 있다.

또 정치 경험 부족과 수직적 당·정 관계의 심화 등 여러 지적이 있었으나 이것은 하기 나름 보기 나름이고 장·단점이 있는 문제다. 다만, 엄연한 사실은 한동훈이 정치 감각·판단력·언변 등 정치 리더로서 타인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가졌고 국힘의 부정적 이미지를 일거에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참신성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국힘은 물론, 보수 세계에서 최상의 리더감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런 인물에 대해 공론의 장에서 절제되지 않은 말로 흠을 내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비대위의 특성상 그가 적합하지 않다면 원희룡 같은 인재를 쓰고 곧 발족할 선거대책위원회에 한동훈을 쓰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지금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모순이 폭발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이 대표가 민주주의 시스템 보다는 편법 위주의 동원(動員) 정치에 주력한 결과다. 그는 무궤도한 개딸 정치와 연판장 정치로 당내 불만을 눌러 왔으나 총선을 앞두고 이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진퇴양난의 지경에 이르렀다. 순리대로 하자니 자리가 위태롭고 돌파하자니 모순의 벽이 너무 두껍다. 국면 타개를 위해 김부겸 전 총리 등을 포섭하고 있으나 호락호락 하지 않을 것이다. 고립화 작전 대상인 이낙연도 그의 외유내강성 기질로 보아 한번 뺀 칼을 칼집에 다시 넣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낙연·김부겸 등을 포함한 공동비대위와 공천 안배가 답이 될 수도 있겠지만 과연 권력 독점 기질을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던 송영길 전대표의 구속도 악재고, 그의 심복 김용의 징역 5년도 그의 사법리스크가 운명적 장애물로 현실화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신임 대법원장의 신속재판 방침에 따라 그의 사법리스크 현실화도 가속될 것이고 총선 전략상 2선 후퇴론도 힘을 받게 될 것이다. 치명적 사법리스크 등 짐의 무게가 천근만근인데 애써 ‘백짓장’ 운운하고 있으니 그의 말장난은 지나치다.

여야 정치인들은 우리 국민이 그들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민주화되고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모든 역사에서 국민을 무시한 정치는 버림을 받았다. 오직 시간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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