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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석칼럼] 시장경제 질서 위협하는 기업은 ‘암적 존재’
고동석 편집국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2-29 00:02:40
▲ 고동석 편집국장
이념과 진영 논리를 떠나 대한민국 정부는 시장경제의 질서를 파괴하고 근간을 흔드는 기업들과 상행위에 대해선 반사회적인 ()’적 존재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반드시 규제하고 단속해야 할 대상이다.
 
이달 초 업계 1위를 점하던 경쟁기업을 무너뜨리기 위해 포털커뮤니티 맘카페를 통해 악성 허위 정보를 퍼뜨린 유아용 매트 기업 대표가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경쟁기업을 해코지한 방법도 그야말로 치졸하기 짝이 없다. 가해 기업은 바이럴마케팅(입소문 마케팅) 용역업체를 고용해 맘카페 커뮤니티 등 온라인상에서 피해 기업을 상대로 집요하게 악플을 유포하고 손해를 입혔다.
 
이를 두고 항소심 재판부는 어린 자녀를 위한 제품을 구입하려는 부모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퍼뜨려 혼란을 초래할 뿐 아니라 정확한 정보가 유통돼야 할 유아용 매트 시장에 거짓된 정보를 유통시켜 건전하고 공정한 경쟁을 침해하고 시장경제 질서를 어지럽히는 반(反)시장적 행위라고 판결했다.
 
피해 기업 측은 법정에선 승소했으나 흑자를 내던 정상적인 기업이 허위 정보와 악성비방으로 하루아침에 적자 기업으로 전락했다. 반시장적인 행위를 일삼은 가해 기업은 업계 매출 1위 기업이 됐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피해 기업은 2016년 매출액 202억 원·시장점유율 25.5%로 업계 1위를 차지했던 것이 2023년 기준 주식 지분가치 손실액 109~140억 원·영업손실 금액 135억 원의 지경에 이르렀다. 월평균 매출 90%가 추락할 정도로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입어 폭망(폭삭 망함) 상태로 쪼그라든 것이다. 승소 결과로 돌려받은 것은 기껏 12억 원의 손해배상금이 전부였다.
 
한국판 치킨 전쟁으로 잘 알려진 제너시스 BBQ BHC의 갈등과 법정다툼도 동종 업계 내 기업 간의 지울 수 없는 악연을 보여 주는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현재도 해외로 사업 판도를 키워 가고 있는 K-치킨업계 프랜차이즈 대표기업인 이들은 배신과 음모로 점철된 10여 년간의 소송전에서 드러난 것처럼 허위 비방 언론플레이는 물론 공권력까지 동원해 서로 상대 기업 죽이기에 혈안이었다. 원수도 이런 철천지 원수지간이 없을 정도다. 
 
이들 기업이 그동안 벌인 민·형사상 소송 건은 ICC(국제상업회의소)의 중재재판을 시작으로 손해배상·물품 대금·용역 대금·업무상배임 등 각종 사안에 대해 종결된 것과 아직 진행 중인 것까지 포함해 모두 22건에 달한다본래 BHCBBQ의 자회사였다. BBQ20136BHC를 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자사 글로벌 영업 대표였던 박현종 씨에게 매각 총괄 진행을 맡겼다가 BHC가 분사되면서 악연의 막장 드라마를 연출하게 되었다.
 
두 회사가 분리되고 5년 뒤인 20181115KBS 9시 뉴스의 첫 기사로 ‘BBQ 회장 자녀 회삿돈으로 유학생활이라는 제하의 단독보도가 흘러나오면서 양측의 갈등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제보의 출처는 BBQ 미국지사에서 재무총괄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사한 전 직원 A씨였다. 보도 후 그해 1218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사전에 기획된 듯 BBQ 본사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 가짜뉴스와 기획수사를 애초에 공모한 장본인은 누구였을까. 
 
창업주인 윤홍근 회장은 회삿돈을 횡령한 파렴치한 기업인으로 매도됐고 방송과 언론에서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리고 이것은 BBQ 전국 매장들의 매출 급감으로 이어졌다. 훗날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A씨는 KBS에 대한 허위 제보에 이어 박현종 씨가 다시 서울경찰청 범죄정보과 K모 과장을 만나 연결해 줬다고 실토했다.
 
이 사건은 그렇게 일방적으로 윤 회장 일가의 비리 사건으로 끝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020106일 한국일보 헤드라인에 ‘BBQ 죽이기에 BHC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보도가 실리면서 그 배후와 내막의 실체가 조금씩 벗겨지기에 이른다. MBC PD수첩은 제보자 A씨를 수소문해 내막을 취재했다. A씨의 진술에 따르면 허위 제보의 배경에 당시 BHC 회장 박현종 씨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는  국내 언론과 방송을 통해 이전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입장의 사실관계를 다시 폭로했다.
 
사회적으로 사건의 파장이 워낙 컸기 때문에 2020년 가을 국회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선 경찰이 BHC와 미리 짜고 윤 회장 일가와 BBQ를 죽이기 위해 공모하고 기획 수사했다는 의혹을 두고 우려와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BHC 지분 100%를 소유한 지주회사인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는 2023년 118일 이사회를 열고 박현종 대표이사와 임금옥 대표이사를 해임했다. 박 전 대표가 해임된 데에는 BBQ와의 오랜 악연으로 법정 싸움이 끊이지 않았던 것과 사모펀드 투자사와 경영상 마찰을 빚은 것이 원인이 되었다는 말들이 흘러나온다. 박 전 대표 해임 한 달 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1211일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그의 자택과 BHC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우리 모두는 시장경제 질서의 근간을 위협하는 부도덕한 기업은 결코 나라와 국민과 함께 영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시장경제의 질서를 흔드는 상행위는 경제·사회적으로도 용납될 수 없고 국가경제의 지평을 뒤엎는 행위이다. 상생 없이 단기간에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고 온갖 편법과 꼼수·거짓 중상모략으로 상대를 짓밟고 돈벌이에만 급급하는 기업은 치졸한 장사치에 불과하고 그 길의 끝엔 결국 필망이라는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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