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환의 시사저격] 정치의 큰 흐름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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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헌신 발언은 ‘돌아온 장고’ 연상시켜
한동훈·이재명 2인의 미래권력 대결 구도 부각
진실 대 가식 정치·검사 대 피의자 대결도 관심

구월환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1-04 06:31:30

정치 신인 한동훈의 등장 이후 정치권의 분위기나 트렌드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민의힘이 수세에서 공세로 바뀌고 한동훈의 진심이 먹혀들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우리 국민은 그동안 문재인 내로남불 정권 5년에 이재명의 대장동 게이트까지 가식정치에 너무 시달려 왔다. 여기에 국민의힘은 이재명의 더불어민주당처럼 죄지은 것도 없으면서 말문을 제대로 열지 못하고 죽을 쑤어 왔는데 한동훈이 무대에 오르자마자 촌철살인 사이다 언변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이제야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한동훈 정치 효과는 벌써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을 추월하고 있는 중이고 전국의 지역과 세대에 걸쳐 국민의힘 지지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의 갤럽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대 민주당이 39% 대 34%, 서울 지역은 국민의힘 우세(41% 대 33%), 경기·인천 지역은 동률(37%)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참패가 예상되었던 수도권에서의 이런 역전 현상은 선거 승리를 낙관하던 민주당에게는 청천벽력이다. 지난해 12월26일 한동훈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취임한 이래 며칠 안 되는 단기간에 발생한 이런 대세의 변화는 전례가 없던 일이다.

물론 여론은 조석변이라고 하지만 김건희리스크에도 이런 현상이 나왔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동훈과 국민의힘 인기 상승 추세에 맞춰 상응 조치를 빨리 취해 줘야 한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사건 등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친인척·측근에 대한 특별감찰관제 부활 등이 그것이다. 김건희 여사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 이준석 신당도 맥을 못 출 것이다. 하여튼 용산발 선거 악재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윤 대통령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비상한 노력을 하지 않은 채 만약 선거에서 진다면 보수 진영 내부에서 엄청난 반발이 일어날 것이고 정권의 위기는 극에 달할 것이다. 벌써부터 좌파 세계에서는 조기 퇴진용 헌법 개정, 제2의 박근혜 만들기 등이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11 서울 강서구 보궐선거 압승 이래 승승장구하던 야당의 기세가 꺾이고 있다. 50대 리더 한동훈의 패기와 헌신의 매력이 국민의 공감을 일으켜 강력한 득표력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동료시민(Fellow Citizen)’이란 용어도 새로 등장했다. 아직은 좀 생소하지만 이것은 서구 선진국 수준의 민주주의로 가기 위한 필수 덕목이다. 영국인이나 미국인들은 바로 이 동료시민 의식을 바탕으로 결속하고 의기투합하여 자유민주주의를 이루어 냈고 도전자들을 막아 냈다. 문재인 정권 이래 좌파 정치를 겪어 본 많은 국민은 이제 적극적인 선의와 정의감으로 연대하고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점을 느낄 것이다. 정치권에 한동훈 바람이 부는 것은 좌파 정권 출현을 가능하게 한 것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적극적인 행동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소인 정치는 대인 정치를 당하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대의대국(大義大局)적 비전을 강조한 한동훈 정치는 져도 이기는 정치다. 앞서 노무현이 잠깐 그런 이치를 보여 줬다. 헌신과 선민후사(先民後私)를 강조하면서 남들이 그렇게도 달고 싶어 하는 금배지를 간단히 사양한 것은 이기주의와 탐욕에 찌든 여의도 정치를 흔들어 버린 통쾌한 한 방이다. 여기에 노력의 과실도 가져가지 않겠다는 말에서는 악당들을 정리하고 홀홀단신, 표표히 떠난 왕년의 인기영화 ‘돌아온 장고’의 주인공이 연상된다.

타이밍에 있어서도 한동훈은 행운아다. 앞으로 민주당의 선거전을 총지휘할 이재명의 입지는 갈수록 흔들릴 것이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중에도 계속 법정에 출두해야 한다. 재판 지연을 위해 온갖 수단을 다 쓰고 있지만 신임 대법원장이 전임자와 달리 재판 지연을 시정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어 총선 전에 판결 선고도 나올 전망이다.

여러 가지 추세로 보아 한동훈과 이재명은 한쪽은 뜨는 해, 다른 한쪽은 지는 해의 기세이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도 바뀌고 있다. 4.10 선거전은 날이 갈수록 검사 대 피의자·진실 정치 대 가식 정치·미래냐 정체(停滯)냐의 대결 구도로 채색될 것이다. 이에 따라 이재명 민주당의 득표 만능 표(票)풀리즘 전략도 쏟아져 나올 것이다. 이와 함께 선거부정 가능성, 북한과 중국·러시아 등의 작용 가능성도 예의 주시해야 할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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