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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집도의가 해당 수술 과정을 직접 설명했지만 부산대 목 CT를 공개하지 않고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의혹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집도의 설명은 내경정맥 자상을 당한 이 대표 상태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중해 헬기 이송 후 서울대병원 수술이 불가피했다는 게 요지다. 이 같은 소견에 대해 외과 전문의가 “자상이 맞는다면 부산대는 이 대표의 목 CT를 가장 먼저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정면 반박한 것이다.
최근 익명을 요구한 외과 A전문의는 본지에 “부산에서 피습 초기에 열상이라는 진술이 많았는데 열상 ‘베인 상처’와 자상 ‘찌른 상처’를 구별해 판단하기 위해 초기 부산대에서 찍은 목 CT 사진을 확인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장 먼저 이 대표를 처치한 부산대병원 의료기록부터 보자는 것이다. 본지가 확보한 부산소방청의 ‘소방활동사항’ 기록 내용을 봐도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이 대표는 1.5cm의 열상을 입었으며 의식이 있는 상황에서 지혈까지 된 상황이었다.
이 대표를 직접 집도한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브리핑을 열었다. △이 대표는 왼쪽 목 부위에 흉쇄유돌근(목빗근) 위로 1.4㎝ 길이의 칼에 찔린 자상을 입었으며 △근육을 뚫고 그 아래 있는 내경정맥(속목정맥) 60％ 정도가 예리하게 잘려져 있었고 △9㎜ 길이를 꿰맨 후 혈전을 제거하고 잘린 곳은 클립으로 묶은 뒤 접착·세척했으며 △내경정맥이나 경동맥 재건을 위한 혈관외과 의사 수술을 위해 중환자실이 있는 서울대 병원 이송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민 교수는 “서울대병원은 외상센터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서울대병원은 2021년부터 서울시 중앙외상 치료센터를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내경정맥 손상되면 한 시간 안에 수술 받아야
헬기 이송이 필요했다는 민 교수 설명에 대해 전문의 A씨는 “경부 자상에 의한 혈관 손상은 순식간에 환자 상태가 악화해 사망에 다다를 수 있기 때문에 몇 시간 동안 환자가 의료진으로부터 격리돼 혼자 방치되는 이송을 선택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오전 10시 습격당해 부산에서 서울로 헬기 이송돼 서울대에서 오후 5시에 수술하는 7시간 동안 환자가 방치 상태였다”며 “자상이 맞았으면 출혈로 기도점막이 부풀어 부산에서 죽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와 관련해 응급상황임에도 전날 이 대표와 헬기에 동승했던 소방 관계자도 “인공호흡기 등 응급조치는 하지도 않았다”며 응급상황이 아니었음을 언급한 바 있다.
‘내경정맥 자상 손상’ 발언은 집도의의 해명에도 의구심이 따라 붙고 있다. A전문의는 “내경정맥 손상이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경동맥 바로 옆 내경정맥 손상 확인을 위해 전신마취 후 기도 주위를 압박해야했다”며 “출혈로 인한 기도 압박으로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시간을 다퉈 수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헬기를 타고 서울까지 이동하는 것 자체가 어떤 상황에서든 불합리한 처치라는 것이다. ‘내경정맥 손상’ 자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나타낸 A전문의는 “내경정맥은 앞쪽 목 가장 두꺼운 흉쇄유돌근과 경동맥 사이에 존재하며 두꺼운 동맥과 달리 비닐처럼 얇은 막으로 구성됐다”며 “내경정맥만 단독으로 찌르는 건 흉쇄유돌근 절단 혹은 손상이 불가피해 웬만큼 숙련된 외과 전문의도 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흉부외과 B전문의도 본지에 “내경정맥은 광범위한 출혈이 예상되는 수술 준비 시 필수적으로 확보하는 혈관”이라며 “1cm만 찔러서 손상을 가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고 설정으로 가능한 게 절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조금만 빗나가 경동맥을 다칠 경우는 수습 불가한 상황이 되는데 내경정맥을 찌른 후 2분 만에 지혈이 됐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라고 했다. 경동맥 손상이 없이 내경정맥을 손상하는 것 자체가 매우 고난이도이며 약한 압력으로 빠르게 손상되기 때문에 손상 당했을 경우 기도삽관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A전문의는 “중증 경부출혈로 인한 기도 폐쇄가 발생할 경우 몇 분 내로 곧바로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동 시에 기도삽관은 필수적이었다”고 밝혔다. B전문의도 “내경정맥의 손상이면 출혈이 지속될 경우 목 부위의 압력이 증가해 호흡곤란이 올 수 있고 대단히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 경우 1시간 이상이 걸리는 이송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봤다. 이어 “외상은 많이 다뤄 보는 게 제일 중요한데 부산대는 권역외상의료센터가 있기 때문에 수술을 헬기 이송으로 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권역외상센터에 관한 민 교수 해명이 명료하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권역외상센터는 365일 24시간 운영되며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외상전용 치료센터로 올해 기준 수도권에서는 △가천대길병원(인천) △의정부성모병원(경기북부) △아주대병원(수원)이 있다. 경남권에는 부산대병원(부산) △울산대병원 △경상국립대병원(진주)이 있다.
A전문의는 “서울대 중증외상최종치료센터는 서울시 중증외상환자를 상대로 골든타임 내에 외상 치료를 하는 곳인 데다 중증외상이 생겼을 때 우선 가야하는 병원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경남권에만 부산대를 비롯해 3곳의 권역외상센터가 있다”며 “헬기를 타야 할 만큼 중증이었으면 부산에서 수술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부산대는 복지부가 발표하는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4년 연속으로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았는데 9mm도 못 꿰매는 외상센터가 4년 연속 A등급을 받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혀를 찼다.
한편 이날 부산권역외상센터 관계자도 민 교수의 의견과 달리 ‘부산대는 서울대 이송을 반대했다’고 언급한 언론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수술을 준비했던 권역외상센터 소속 부산대 교수는 인터뷰에서 “자상보다 자창(찔려 입은 상처)이 맞는 표현이었다”며 “당장 수술이 필요해서 처음에는 이송을 반대했고 이송 중 위급상황이 될 것을 우려해 수술을 준비했으나 가족 입장도 이해됐기 때문에 센터장 의견에 따라 전원(轉院)이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교수의 의견대로 부산대 요청이 먼저 있었던 것은 맞지만 가족의 의견에 따른 것이며 부산대 권역외상센터의 입장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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