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산불 피해 주민에 욕설 추정 “씨~” 뱉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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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주민 항의로 기자회견 지연되자 “정치적 행위” 폄하
청송군수 “제가 정리하겠다”며 웃음… 주민 “물건 취급이냐”
욕설 논란 해명·청송군수 사퇴 요구하는 여론 거세게 들끓어

이태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28 17:21:1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경희 청송군수가 기자회견에 항의하는 경상북도 청송군 산불 피해 이재민에게 막말을 하고 욕설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장면이 포착돼 해명을 요구하는 거센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27일 오후 산불 피해 지역인 청송군을 찾은 이 대표는 윤 군수와 이재민대피소를 방문해 지역 주민을 만난 뒤 기자들 앞에서 백프리핑을 가졌다.

이때 청송군 이재민 한 명이 이들을 향해 “사진 촬영 다 하셨으면 불 좀 끄러 가자. 내 창고가 3일째 불타고 있다”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해당 주민은 “누가 불을 끄러 왔나. 사진 찍으러 온 것 아니냐”라고 허례허식을 지적하고 실질적 도움을 줄 것을 호소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본 윤 군수는 이 대표에게 “대표님 제가 정리하겠습니다”라고 말했으며 “놔두라. 저것도 자기들 나름은 잘 되게 하기 위한 일이라 생각해서 하는 것”이라며 이재민을 조롱하는 듯한 이 대표의 발언에 웃음을 지었다.

윤 군수는 산불 피해로 재산을 잃어 울분을 토하는 자신의 지역 군민에게 물건 치우듯 ‘정리하겠다’라고 표현하고 이재민을 조롱하는 발언에 웃으며 동조한 것이다.

▲ 28일 경상북도 청송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경희(왼쪽) 청송군수가 항의하는 이재민에게 조롱성 막말을 하며 비웃어 논란이 되고 있다. MBC 유튜브 화면 캡쳐

이를 접한 국민은 강한 분노와 함께 거센 항의를 보내고 있다. 청송군청 자유게시판에는 “윤 군수는 군민께 사과하고 사퇴하라” “이재민보다 권력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등의 게시글이 빗발치고 있으며 “청송군수는 군민을 물건 취급한다”라고 일갈했다.

30일 오후 2시 기준 청송군청 자유게시판에는 약 700개의 윤 군수 비판 게시글이 올라왔으며 계속해서 새로운 항의글이 올라오는 중이다.

또한 청송군청은 “정치적 성향의 글이나 비하·비방·명예훼손 등의 글은 허용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밝힌 뒤 윤 군수에 항의하는 글을 삭제하고 있으며 이를 본 사람들은 “명백한 잘못을 지적한 게시글을 삭제한다” “게시판 검열과 삭제를 당장 중지하라”는 비판의 글을 올리고 있다.

▲ 30일 윤경희 청송군수의 막말 논란에 분노한 국민이 거센 항의를 보내고 있다. 청송군청 자유게시판 캡쳐

윤 군수의 발언 뒤 해당 주민은 “기자회견 하고, 이재명 대표하고 지금 불 끄러 갑시다”라고 계속해서 항의해 인터뷰가 잠시 중지되었다. 이때 이 대표는 ‘씨’로 시작되는 단어를 작게 읊조리는 장면이 포착돼 해당 글자로 시작하는 욕설을 한 것이 아니냐는 구설에 오르고 있다. 해당 장면은 MBC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진짜뉴스발굴단은 28일 이 대표에게 국민 앞에 해명할 것을 촉구하며 “‘씨’로 시작된 그 말은 무엇이었는지 분명히 밝혀라”고 요구했다.

진짜뉴스발굴단은 또한 “재난현장은 한가롭지 않고 산불은 국민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재난이며 해당 주민의 외침은 단순한 항의가 아닌 절규에 가까운 호소였다”라며 “주민의 절박한 외침을 단순한 항의성으로 치부하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거나 욕설로 들리는 발언까지 내뱉은 것이라면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해야 할 일은 오직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아픔을 함께하는 것”이라며 “욕설 의혹으로 국민 가슴에 멍을 들게 한 이 대표는 논란 해소를 위해서라도 ‘씨’ 이후 이어지는 말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한 이날 백브리핑에서 항의한 주민을 향해 “이런 현장에서도 저런 정치적 행위들이 벌어져서 안타깝다”라며 이재민의 호소를 정치적 행위로 치부했으며 “저런 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닌데 본인으로서야 도움 되는 일을 찾는다고 하는 일이다”라고 폄하했다.

▲ 28일 경상북도 청송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민의 항의에 욕설로 추정되는 단어를 읊조렸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MBC 유튜브 화면 캡쳐

위 내용들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본지에서 연락을 시도했으나 청송군수실과 이재명 의원실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논란의 자리에 함께 있었던 김병주 민주당 산불재난긴급대응특별위원장은 28일 여의도 국회에서 산불재난긴급대응특별위원회 1차 회의를 주재한 뒤 “이 대표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호흡하는 소리’였다”며 “국민의힘은 호흡하는 소리를 정쟁으로 삼으려 한다”고 반박했다.

70명이 넘는 사상자와 5만ha에 가까운 산림 피해를 낸 역대 최악의 산불 재난 사태에서 도움을 바라는 피해 주민들의 간절한 외침은 정치적 행위로 치부돼 비웃음거리로 전락했으며 자신들을 대표하는 군수에게마저 버림받았다. 고통받는 국민이 내민 손길을 뿌리친 것에 대해 납득할 만한 해명과 진심 어린 사과가 이뤄질지 성난 군중의 눈길이 집중되고 있다.

이태욱 기자 t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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