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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인물이 피해자 구제를 책임지는 자리에 앉아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행정안전부에서 출범된 ‘10.29 이태원참사 피해구제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좌세준’ 변호사가 위촉됐다.
스카이데일리의 취재에 따르면, 좌 변호사는 참사 당시,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에서 경찰 활동을 지휘·감독할 책임을 지는 기관인 ‘서울특별시 자치경찰위원회’의 위원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적반하장’이라며, 사건의 책임자가 사건의 피해자를 보호하려 나서고 있는 상황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책임 회피 논란에도 피해 심의 주관
피해구제심의위원회 출범을 알리기 위해 21일 배포된 행안부 보도자료에는 위원장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심의위원장은 좌세준 변호사로 확인됐다. 좌 변호사는 2021년 6월28일 서울특별시 자치경찰위원회 초대 위원으로 임명됐으며, 참사 당시에도 자치경찰 위원직을 유지하고 있었다.
각 시·도 자치경찰위원회는 경찰법 제4조에 따라 다중운집 행사에서 안전 관리를 책임지는 기관이다. 그러나 이태원 참사 당시,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이후에도 공식적인 사과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2023년 1월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수사 결과, 서울 자치경찰위원회가 지방자치단체 소속으로서 국가경찰 소속인 서울경찰청을 직접 지휘하기 어려운 기형적 구조 상 한계가 있었다는 점이 고려됐다. 자치경찰위는 독자적인 실무 집행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지휘 명령을 내릴 권한이 없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책임이 면제된 것이 아니라, 명확한 법적 근거가 부족했던 것뿐”이라는 반론이 제기된 바 있다.
정치적 편향성 논란도 불거져
좌세준 변호사의 과거 이력도 논란 대상이다. 그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 세월호 사건 변론을 맡았으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자문변호사로 활동했다. 또한 최근에는 민변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탄핵심판의결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하는 등 좌편향된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좌 변호사는 자신이 과거 부회장 직을 맡았던 민변으로부터도 “서울 자치경찰위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민변은 2023년 1월13일 공식 논평에서 경찰 특별수사본부의 무혐의 결정에 반발하며, “서울 자치경찰위의 구조적 문제로 참사를 방지할 수 없었다면 이는 구체적 주의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즉, 민변의 논리대로라면 좌세준 변호사 역시 참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결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 변호사가 피해 심의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 민변은 침묵하고 있다. 민변의 논평은 단순한 ‘아군 오인사격’이었는지, 알면서도 묵과하는 것인지 의문이 커진다.
책임자가 피해자를 심의하는 아이러니(irony)
좌 변호사가 맡게 된 피해구제심의위원회의 역할을 고려하면, 공정성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피해자 인정 여부와 피해 지원금 규모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이해 충돌 가능성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책임자가 피해자들을 심사하는 상황이 적절하다고 보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태원 사고는 경찰의 무능과 행정 당국의 안일함 속에서 발생한 대형 참사다. 그러나 수사가 진행될수록 서울 자치경찰위의 책임은 희석됐고, 당시 위원이었던 좌세준 변호사는 슬쩍 책임에서 빗겨나 되려 피해자 보호의 선봉에 서게됐다. 참사 예방 실패의 책임이 있는 인물이, 피해 보상을 결정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공정성 논란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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