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의 바른 보험] 보험설계사 시험 응시 권유 받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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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응시하라는 권유에 자칫 난감한 상황 발생할 수 있어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1-09 06:31:00

대개의 경우 주변을 잘 둘러보면 보험설계사 한 명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보험설계사로서의 활동을 어느 정도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무늬만 보험설계사인 사람들부터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할 것이다. 이렇게 보험설계사를 주변에서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큰 기준 없이 하고 싶으면 누구나 보험설계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가 될 것이다.

그래서일까. 필자가 지금까지 이 업을 해 오면서 고객들은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서 심심찮게 상담을 받고 있는 내용이 있다. 바로 주변에 아는 보험설계사가 있는데 시험만 응시해 보라고 권유를 하는데 괜찮은 것이냐는 질문을 받는 것이다. 이는 보험설계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것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쁠 것은 없지만 보험설계사로서 진중한 마음으로 직업이라는 개념으로 활동하고자 하는 생각이 없다면 진심으로 처음부터 정중히 거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싶다.

시험만 보고 교육만 들으면 교육비 명목으로 현금을 준다. 식사도 제공하고 교통비도 지급한다. 심지어 교육도 받아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니 태블릿PC도 지급해준다. 세상에 공짜가 있을까. 보험회사는 왜 이런 것을 그냥 해 주는 것일까. 분명히 지인 설계사의 권유로 시험만 보면 된다고 했는데 시험 합격 후 갈수록 요구를 해 오는 것이 많아진다고 느껴지는 것은 단순히 기분 탓일까. 그리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거절하려고 말을 조심스레 꺼내면 태도가 돌변하는 경우도 많다. 믿을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겪어 보니 왜 보험설계사들을 싫어하는지 잘 알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이게 현실이다.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진짜 많았다.

보험회사는 지극히 영리를 추구하는 조직이라고 매번 이야기한다. 어떻게 현금을 아무 조건 없이 주고 각종 지원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가. 뚜렷한 타겟을 잡고 뭔가 목적이 있는 것처럼 티를 내지 않을 뿐, 자연스레 본인 보험부터 점검하게 하고 가까운 가족들 보험까지 분석하게 만들면서 이렇게 보험 일을 시작하는 거라며 설득까지 한다. 물론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잘 정착해 보험설계사로서 일을 잘하면 상관은 없다. 하지만 그럴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고 그로 인한 마음의 상처는 물론 금전적인 손해까지 보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그 잠시 동안 나를 비롯해 주변인들의 보험 가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환수당하면서 내가 쓴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과 그동안 교육비와 교통비 명목으로 지급받았던 금액을 다시 돌려줘야 하는 상황들이 대표적인 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보험설계사이지만 또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보험설계사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 어떤 직업보다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하고 늘 양심을 붙들고 고심해야 하는 직업이 보험설계사다. 그런데 그냥 시험만 한 번 응시해 달라고 요구를 한다면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간혹 보여주기 식으로 인원을 충당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런 경우는 진짜 드물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일단 가볍게 권유해 보고 넘어오면 자기 계약부터 체결하게 하고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주면서 마치 다단계 조직 키우듯 설계사를 양성하려고 하는데 정말 처음부터 발을 들여놓지 말고 정중히 거절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어차피 영업조직은 보험계약 하나 더 체결하면 좋은 것이다. 그 시스템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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