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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Talk] 한국형 관광 콘텐츠 왜 빈약할까
엄재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16 00:02:33
 
▲ 엄재만 스카이데일리 문화부 기자
2000년대 초반 드라마 겨울연가’ ‘대장금등 영상 콘텐츠의 인기는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을 드라마 촬영 현장으로 불러들였다. 체험형 관광의 시작이었다.
 
2006년 드라마 주몽의 촬영지로 인기를 끈 삼한지테마파크는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14나주영상테마파크로 다시 태어났다. 그동안 약 100만 명이 다녀가는 등 나름 관광명소로 입지를 굳혔지만 만성 적자에 시달리다 최근 철거 위기를 맞고 있다.
 
드라마·영화 촬영지의 가장 큰 문제는 관내를 한 바퀴 둘러보고 사진 몇 장 찍으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즐길 거리가 부족한 데다 관광객의 지갑을 열 만한 콘텐츠가 충분치 않다.
 
관광 한국을 향한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지는 차고도 넘친다. 2027년에는 인바운드 관광객 3000만 명을 목표로 잡아 놓았을 정도다. 하지만 드라마 촬영지 활용과 강원도 레고랜드 사례에서 보듯 디테일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아무리 떠들썩하게 시작하는 사업이라도 과연 얼마나 방문할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된다. 국내 관광의 특성은 유행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출렁다리가 인기를 끌자 온갖 지방 단체에서 비슷한 다리를 만들어 관광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케이블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 따라하기식 콘텐츠에 대한 관광객의 피로도가 적지 않다.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다.
 
몇 년 전부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콘텐츠 체험형 매장이 증가하고 있다. 확실한 수익구조를 갖춘 데다 국내·외 관광객이 기꺼이 방문할 마음이 생기게 하는 콘텐츠를 두루 갖추고 있다. 가장 모범적인 사례가 해리포터 매장이다.
 
영국의 조앤롤링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는 영화만으로도 큰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9월 기준 전 세계에서 약 95억 달러(약 127000억 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원작인 소설 시리즈는 19971편이 출간된 뒤 전 세계에서 6억 부 이상 팔리면서 약 77억 달러(약 102800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영국은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공간을 현실 속에 구현해 관광으로 수익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해리포터 매장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영화 속 소품을 콘셉트로 하는 다양한 굿즈 판매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있다.
 
현재 영국 런던에는 10개의 해리포터 매장이 있다. 이들 매장은 도심에 있어 접근이 쉽고 매장마다 콘셉트를 달리해 서로 경쟁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해리포터 팬은 이 가운데 한 군데만 방문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10개의 매장을 다 둘러보기 마련이다.
 
그들의 노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2021년에는 미국 뉴욕의 맨하탄에 해리포터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했다. 잘 키운 콘텐츠 하나가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도 어느덧 다른 나라 부럽지 않은 콘텐츠 강국 반열에 올랐다다만 이를 관광 영역으로 확대하는 데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K팝과 국산 영화·드라마를 경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을 방문해 지갑을 열게 해야 한다. 매력적인 상품을 개발해 그들의 소유욕을 자극해야 한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를 관람한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럴듯하게 꾸민 설국열차 공간이나 굿즈가 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여기에다 식품회사와 연계해 영화에 등장한 단백질 블록을 상품으로 만들어 팔았다면 영화는 1회 성으로 끝나지 않고 2·3차 산업으로 확대되었을 것이다.
 
미국은 미국답게 영국은 영국답게 일본은 일본답게 관광산업을 부흥시켜 왔다. 한국은 한국다운 콘텐츠 체험형 관광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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